제주 카지노에 뜬 '국과수 CCTV'

    입력 : 2016.12.20 03:04

    [투명성 강화위해… 내달 도입]

    사기 도박꾼·여권 위조범 등 '요주의 인물' 얼굴 실시간 판독
    딜러 속임수도 판별 가능해

    제주도의 한 유명 호텔에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숫자에 베팅을 하는 룰렛 게임의 모습이다.
    제주도의 한 유명 호텔에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숫자에 베팅을 하는 룰렛 게임의 모습이다. /최순호 기자

    지난 2014년 5월 제주도 서귀포 모 호텔 카지노. 중국인 리모(49)씨 등 일행 4명은 바카라 게임을 해 1시간여 만에 11억원을 땄다. 게임이 끝난 후 중국인들은 카지노 측에 "게임에서 딴 돈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업체는 거부했다. "중국인들이 카지노 딜러와 짜고 사기도박을 벌였다"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경찰까지 나서 사건을 조사한 끝에 사기도박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런 소동 탓에 제주도 내 카지노를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선이 나빠졌다. 몇 년 전부터는 오히려 제주 카지노 업체 측이 고객에게 속임수를 쓴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2014년 4939억원까지 올랐던 제주 지역 카지노 매출액은 2015년 4031억원, 올해는 1월부터 지난달까지 2384억원으로 떨어졌다.

    제주도는 카지노 산업의 신뢰성을 다시 높이기 위해 다음 달부터 지역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장 8곳을 대상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를 시행한다. 첨단 과학수사 기법 도입이 눈에 띈다. 제주도는 도청 내 카지노 감독과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보유한 법영상분석 프로그램(U-Forensic)을 활용하는 폐쇄회로(CC)TV 영상분석실을 설치해 카지노 영업 행위를 실시간 감시하고 게임 영상을 녹화한다.

    법영상분석 프로그램으로는 실시간으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다. 사기도박 전력이 있는 '요주의 인물'을 가려내거나 여권 사진과 실제 얼굴의 일치 여부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카지노 업장 측이 딜러를 이용해 고객을 속이려는 행위, 제주도가 인증한 게임용 카드와 칩이 아닌 위조·변조품을 썼는지도 판별할 수 있다고 한다.

    카지노 업장 측은 이 프로그램을 구현하기 위해 CCTV를 고성능으로 개선하고, 업장 내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 또 매일 영업 종료 즉시 드롭박스(칩과 교환한 현금을 넣는 상자)를 열어 투명하게 매출을 정산해야 한다.

    제주도는 카지노 업장의 칩과 카드 보관실, 전산실 등 통제구역에 대해선 출입허가제를 도입한다. 카지노를 찾은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이름, 여권 번호(국적·유효 기간), 출입 기록을 관리하는 전자장부도 만든다. 고동완 제주도 카지노감독과장은 "이번 조례가 시행되면 카지노 영업 실태를 첨단 과학기술 기법을 통해 분석·감시할 수 있게 된다"며 "사기도박 시비를 차단하고, 매출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어 관광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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