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측 "최순실은 키친 캐비닛… 美처럼 일반인 조언받은 것"

입력 2016.12.19 03:03

[탄핵 정국]
헌재 답변서에 "정치·도덕적 비난은 받아도 탄핵 사유는 안돼"

국정 농단 - 사회통념內 지인 의견 반영… 최순실 사익 추구 몰라
뇌물죄 혐의 - 최순실 1심 재판서 충분한 심리 거친 후 결정해야
세월호 참사 - 대응체계 미흡했다는 평가있지만 헌법 위반 아니다

최순실과 친분있다고… 대통령에 책임 묻는 건 연좌제 금지 어긋나
낮은 지지율·100만 촛불을 근거로 퇴진하라는 건 反헌법적 발상

국회 탄핵소추委 첫 회의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첫 회의가 18일 열렸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새누리당 권성동, 국민의당 김관영 위원.
국회 탄핵소추委 첫 회의 -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첫 회의가 18일 열렸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새누리당 권성동, 국민의당 김관영 위원. /성형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탄핵소추안에 적시된 자신의 헌법·법률 위배 행위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고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입장이 담긴 답변서는 지난 16일 헌법재판소에 제출됐고, 여야 탄핵소추위원단이 18일 공개했다. 박 대통령 측은 답변서에서 "정치적·도덕적 비난은 받을 수 있어도 탄핵 사유는 안 된다"고 했다.

◇헌법상 국민주권주의

박 대통령 답변서는 총 26페이지로, 법률 대리인인 이중환·손범규·채명성 변호사가 대신 제출했다. 박 대통령 측은 헌법 위배 행위를 가장 먼저 반박했다. "공무상 비밀 문건을 청와대 직원을 시켜 최순실에게 전달하고 누설했고, 비선 실세가 국가 정책 및 인사까지 좌지우지했다"며 국민주권주의 등을 위반했다고 한 부분에 대해 "사실이 아니고 입증된 바가 없다"고 했다. 또 "대통령은 최순실의 사익 추구를 인식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이 지인의 의견을 들어 일부 반영했다고 하더라도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일이고, 역대 대통령도 같은 방식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했다"고 했다.

◇헌법상 직업공무원제

탄핵소추안의 "장·차관 등을 최순실 등이 추천한 사람으로 임명했다"는 직업공무원제도 등 위반에 대해선 "대통령은 주변의 믿을 만한 지인을 포함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서 인사에 참고할 수 있다"며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경우 엄격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헌법상 재산권·언론자유

박 대통령 측은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 등을 통해서 최순실 등을 위해 사기업 출연을 강요했다"는 탄핵소추안의 '재산권 보장'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직권을 남용하거나 강제적으로 재단 출연을 요구한 바가 없다"며 "기업 관계자들이 검찰 조사나 국회 청문회에서 '재단 설립 취지에 공감해 돈을 냈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또 "최순실 관련 내용을 보도한 언론을 탄압하고, 언론사 사주에게 압력을 가해 신문사 사장을 퇴임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보도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며 "특정 언론사 임원에 대해 해임을 요구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세월호 관련, 헌법상 생명권

박 대통령 측은 탄핵소추안에 '국민 생명권 보장 의무' 위반 항목으로 들어간 세월호 사고 당시 행적과 관련해 "단순히 직무를 완벽히 수행하지 않았거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헌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당시 대응 체계가 미흡했다고 평가되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탄핵 사유는 될 수 없다"고 했다.

◇형법상 뇌물·직권남용·강요죄

박 대통령 측은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은 '뇌물죄', '직권남용죄', '강요죄' 등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박 대통령 측은 "미르 재단 등은 정상적인 국정 수행의 일환으로, 공익사업"이라면서 "대통령은 어떤 대가를 조건으로 기금을 부탁하거나 기업이 대가를 바라고 출연한 것도 아니므로 뇌물수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사익을 추구할 목적이 없었고 최순실 범죄를 알면서 공모했거나, 예측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또 "강요죄가 되려면 폭행 또는 협박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검찰 공소장에도 기재돼 있지 않다"고 했다.

◇형법상 제3자 뇌물 수수

탄핵소추안은 삼성·롯데·SK그룹 등이 재단에 돈을 낸 것에 대해 "제3자 뇌물수수죄"라고 했지만, 박 대통령 측은 "부정한 청탁이 입증된 바 없고, 기업 총수들도 청문회에서 모두 대가성이 없었다고 증언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 측은 "대통령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 친구 아버지 회사인 KD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을 지시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최순실과 뇌물수수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고 샤넬 백과 금원을 받은 사실 자체도 알지 못했다"고 했다.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기 위한 업무 수행 차원"이라고도 했다.

◇공무상 비밀누설

탄핵소추안은 "대통령이 연설문 등의 문건을 최순실에게 전달했다"며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나 답변서는 "(연설문 등은) 대통령 지시에 따라 최순실에게 전달된 것이 아니어서 구체적 유출 경로를 알지 못한다"면서 "대통령이 연설문을 최순실에게 한번 살펴보게 한 이유는 직업 관료나 언론인 기준으로 작성된 문구들을 국민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일부 표현에 관해 의견을 청취한 것이다. 미리 외부에 알리거나 국익에 반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없었다"고 했다.

◇"탄핵 절차도 잘못됐다" 주장

박 대통령 측은 "(탄핵소추의 근거는) 검사의 의견을 적은 것에 불과한 공소장과 질풍노도의 시기에 무분별하게 남발된 언론의 폭로성 의혹 제기 기사뿐이고 명확하게 소추 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며, 탄핵소추 사유로 '4~5%대의 낮은 지지율과 100만 촛불집회'를 언급한 데 대해서도 "일시적 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대통령을 퇴진시켜야 한다는 것은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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