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회 3관왕' 박태환, 리우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입력 2016.12.12 16:21

불굴의 마린보이, 박태환. 그가 또 해냈다. 세계대회 3관왕이다.
박태환(27)이 쇼트코스(25m)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500m에서도 우승하며 3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은 12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WFCU 센터에서 열린 제13회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500m 결선에서 14분15초51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아시아 및 대회 신기록이다. 종전 아시아 기록은 장린(중국)이 2009년 일본오픈대회에서 세운 14분22초47였다. 종전 대회 기록은 이탈리아의 장거리 강자 그레고리오 팔트리니에리가 2014년 카타르 도하 대회에서 세운 14분16초10이었다. 세계기록(14분08초06) 보유자인 팔트리니에리는 14분21초94로 박태환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폴란드 보이치에흐 보이다크가 14분25초37로 3위를 기록했다.
박태환은 전날 열린 예선에서 14분30초14의 개인 최고기록으로 3조 1위, 전체 참가선수 42명 중 팔트리니에리에 이어 2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박태환의 종전 개인 기록은 9년 전인 2007년 11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경영월드컵 시리즈 당시의 한국기록인 14분34초39였다. 세계 무대인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은 400m, 200m에 이어 3관왕을 차지하며 완벽 부활을 알렸다.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지난 10월 전국체전 2관왕에 오르며 변함없는 국내 최고임을,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자유형 100m·200m·400m·1,500m를 모두 제패하며 아시아 최고임을 입증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 200m,400m,1500m 우승으로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국내→아시아→세계'로 이어진 단계별 부활 드라마. 리우 올림픽 이후 불과 4개월만의 대반전이었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대체 리우 올림픽 당시 전 종목 예선탈락의 충격에 휩싸였던 박태환에게는 과연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 흔히 준비 부족과 정신적 혼란을 꼽는다. 사실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박태환은 두가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국가는 물론,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홀로 몸 만들기를 하던 중이었다. 징계기간 동안 출전을 못해 실전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었음은 물론이다. 또 하나의 태클이 있었다. 박태환의 출전을 원치 않는 정부의 회유, 압박까지 받으며 불안감 속에 있었다. 훈련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 박태환은 출전문제를 가족과 변호사에게 일임한 채 호주로 가서 올림픽을 준비했다. 완전치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해볼만한 몸상태까지는 도달하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정보가 없었다. 정부로부터 AD협조 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박태환에게 다른 경쟁자에 대한 정보 분석을 해줄 사람은 없었다. 통상 정상급 선수들은 예선부터 치밀한 전략에 따라 움직인다. 예선통과가 무난한 수준이라면 결선을 위해 페이스 조절을 한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한 점이 있었다. 리우올림픽 당시에는 뉴페이스 신예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이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박태환에게는 없었다. 서로를 잘 모르는 상황이라 많은 선수들은 예선부터 풀 스퍼트를 했다. 예선 통과에 의미를 뒀던 박태환이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었다. 만약 계획대로 예선을 통과했다면 풀스퍼트를 펼쳤을 결선의 결과가 어땠을지 장담할 수 없다.
두번 실수는 없었다. 이번 대회는 철저하게 전략적 접근을 했다. 장거리인 400m와 1500m에서는 예선을 2위로 통과해 5번레인을 배정받았다. 통상 메달권 경쟁자는 3~5위에 포진한다. 반면 200m에서는 예선 7위로 1번 레인을 배정받아 '1번 레인의 기적'을 일으켰다. 박태환의 스승 노민상 전 대표팀 감독은 "짧은 거리의 경우 쫓아가는게 덜 힘들다. 따라오는 선수를 두고 레이스 하는 것이 힘든 일"이라며 "전략의 승리"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10년 세월을 넘어 '한국 수영의 자존심'으로 완벽 부활한 박태환. 국가적 자산에 대한 체계적 지원과 관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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