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그만 보고, 서로 친해집시다"

    입력 : 2016.12.12 03:29

    [SNS 스타 일러스트 작가 제레미빌]

    매년 수백 개 브랜드 러브콜에도 8개만 엄선해서 디자인 작업
    "단순한 표현에 다층적 의미 담긴 하이쿠 같은 작품 만들려고 해"

    제레미빌이 SNS에 올린 작품.
    제레미빌이 SNS에 올린 작품.
    호주 출신 일러스트 작가인 제레미빌은 세계 여러 브랜드가 앞다퉈 협업하고 싶어 하는 아티스트 중 하나다. 그는 디즈니, MTV, 벤츠, 삼성워치, 아디다스, 애플 등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해왔다. 화장품 브랜드 키엘 초청으로 최근 방한한 그는 "매년 수백 개 브랜드로부터 요청을 받지만 그중 8개만 엄선해서 작업한다"고 했다. 제레미빌은 키엘과 뉴욕 겨울 풍경을 주제로 한 연말연시용 제품 디자인을 협업했다.

    동글동글하고 따뜻한 그림체와 파스텔톤 색상 배합, 보는 즉시 의미가 전달되는 그림이 제레미빌의 특징이다. 무엇보다도 사회적 메시지를 경쾌하게 담아내 수많은 팬을 확보했다. 그는 "예술은 세상을 바꾸는 도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회봉사 소식(Community Service Announcement)'이라는 제목의 공익성 짙은 작업이 그의 대표작. 위트 넘치는 간단한 그림 한 컷에 생각해볼 만한 문구를 한 줄씩 달아 벽에 붙이는 포스터처럼 제작한다. 2010년부터 인터넷에 하나씩 올리기 시작해 800여개가 쌓였다.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가진 그림이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 나간다.

    지난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연말연시용 제품 캐릭터 앞에 선 제레미빌.
    지난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연말연시용 제품 캐릭터 앞에 선 제레미빌. /키엘

    휴대전화가 등장한 이후로 사람들 사이에 대화가 부족해진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문자 메시지 그만하고 서로 친해집시다(Stop texting, start connecting)'라는 작업을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술잔을 들고도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는 그림을 곁들였다. 이것이 역설적으로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엄청나게 공유되며 인기를 끌었다. 최근 미국 대선 직후엔 성조기 무늬를 입힌 두 사람이 포옹하는 그림과 함께 미 합중국(USA)의 명칭을 빗대서 '통합된 마음을 찾아봅시다(Let's find a united state of mind)'라는 문구를 담아 화제를 모았다.

    그는 "현실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뒤 그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을 찾는다"며 "단순한 표현 속에 다층적 의미가 담긴 하이쿠 같은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레미빌은 대학 시절 건축을 전공하면서 호주 일간지 시드니모닝헤럴드에서 3년간 카툰을 그렸다. "호흡이 짧고 결과가 빨리 눈에 보이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깊이 생각할 여유 없이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완성하는 신문사 일을 해본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식으로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다는 그는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다양한 실패 경험을 통해 나만의 창의적인 스타일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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