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주말도 반납… "바르고 옳은 결론 빨리 내릴 것"

입력 2016.12.12 03:00

[탄핵 정국]

主審 강일원, 토요일 급히 귀국… 오늘 오전 10시 8명 재판관 회의
이번 사건 사실관계 확정되지않아
특검 수사·최순실 재판·여론, 선고 시기와 결과에 영향 줄 듯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의 주심(主審)인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등 헌재 재판관들은 휴일인 11일 오전부터 출근해 사건 기록을 검토했다. 박 소장은 오전 10시 40분쯤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3층 소장실로 향했다. 헌재는 재판관들의 집무실이 있는 헌재청사 3·4층으로 올라가는 중앙 계단과 엘리베이터에 외부인 출입을 금지시켰다. 재판관 집무실에는 커튼이 쳐졌고, 경찰 기동대 1개 중대가 청사 주변을 에워싸는 등 경비가 한층 강화됐다. 재판관들은 점심을 배달 도시락으로 때우며 기록 검토에 몰두했다.

토요일인 10일에도 박 소장을 포함한 재판관 6명이 수시로 티타임을 갖고 탄핵 심판 진행 방안을 논의했다. 강일원 재판관은 해외 출장 일정을 단축해 이날 오후 4시쯤 귀국했다. 그는 바로 헌재로 와서 박 소장과 회의를 했다. 강 재판관은 취재진에게 "국민께서 결론을 궁금해 하시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기록을 검토해야겠고 해서 (앞당겨 귀국하고 헌재로) 왔다"며 "이 사건의 의미와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바르고 옳은 결론을 빨리 내릴 수 있도록 주심 재판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소장과 강 재판관은 일부 기록을 집으로 가져가 새벽까지 검토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을 맡은 헌법재판소 박한철(왼쪽 사진) 소장과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휴일인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의 헌재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을 맡은 헌법재판소 박한철(왼쪽 사진) 소장과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휴일인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의 헌재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페루 출장 중인 김이수 재판관을 제외한 헌법재판관 8명은 12일 오전 10시 재판관 회의를 열어 향후 재판 절차와 이번 사건을 전담할 TF(태스크포스) 편성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재판관은 페루 헌법재판소와의 교류·협력 증진 양해각서(MOU) 체결 등을 마치는 대로 서둘러 귀국하기로 했다.

법조계에선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와 달리 이번 사건은 사실관계가 복잡하고, 변수(變數)가 많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은 중앙선관위가 유권해석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린 데다 노 전 대통령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번 탄핵 심판은 탄핵소추안에 포함된 박 대통령의 각종 범죄 혐의를 둘러싸고 검찰과 박 대통령 측 간에 의견 대립이 크다. 게다가 특별검사의 수사, 국회의 국정조사, 법원의 형사재판이 동시에 맞물려 진행되고 있어서 헌재 판단의 근거가 될 사실관계가 완전히 확정된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컨대 검찰은 박 대통령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강요에 의해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했다고 본 반면, 특검은 대기업들이 대가를 바라고 준 뇌물인지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지난 11월 30일 출범한 특검이 본격 수사에 돌입하게 되면 검찰의 수사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특검은 최장 내년 3월 29일까지 수사할 수 있다.

지난달 20일 검찰이 최순실씨 등을 기소하면서 시작된 법원 재판 과정에선 검찰의 증거자료가 공개되고, 피고인·증인신문을 통해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사실들이 공개될 수도 있다. 최씨 측은 법원 재판에서 검찰과 사실관계를 다투겠다고 공언하고 있어서 1심 선고가 내년 4~5월쯤이나 돼야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헌재가 특검 수사나 법원 재판이 끝나기 전에 협조 요청이나 사실 조회 등의 형식으로 수사 내용이나 증인신문 내용 등을 특검·검찰로부터 넘겨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또 헌재는 박 대통령을 포함한 사건 관련자들을 상대로 직접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당사자·증인신문에 나설 계획이다.

2004년 여론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한 반대 의견은 65%가량에 달했다. 반면 이번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전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탄핵 찬성'이 8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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