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권한대행, 어떤 권한 갖고 어떻게 행사할까

입력 2016.12.09 16:11 | 수정 2016.12.09 18:09

황교안 국무총리는 9일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소추됨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다. 황 총리는 이날 오후 7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권한대행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황 총리는 대통령의 권한을 어느 정도까지 행사할 수 있을까.

헌법상 대통령의 주요 권한은 국민투표 부의권, 조약 체결·비준권, 외교사절 신임·접수·파견권, 선전포고·강화권, 국군통수권, 긴급명령권, 계엄선포권, 공무원 임면권, 사면·감형·복권, 훈장수여권, 국회출석·발언권 등이다.

총리가 권한대행이 된 경우 대통령 권한을 어느 정도로 행사할 수 있는에 관해서는 헌법 등에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

학자들의 견해도 서로 다르다. 다수설은 국정마비를 피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권한행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명직인 총리가 국민이 직선(直選)한 대통령과 같은 권한을 행사할 수는 없다는 게 근거다. 이에 따르면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대법관·국무위원 등에 대한 인사권, 자유무역협정 등 조약체결 등은 행사할 수 없다. 이와 달리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학설도 있다.

조약체결 비준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 선례가 있었다. 당시 직무대행을 맡은 고건 총리는 9건의 외교 조약을 체결했다. 외교사절도 접수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그러나 대행 기간 새로운 조약을 추진해 체결할 수 있을 만큼의 적극적인 권한이 부여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인사권 행사 여부는 핵심 관심사 중 하나다. 권한대행 기간에 황 총리는 박 대통령이 내정한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 내년 1월 말 임기 만료되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등 주요 인사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 권한대행을 맡았던 고건 총리는 권한대행 기간에 정부 인사는 차관급 2명에 그쳤다.

고 총리는 당시 청와대로부터 ‘주 1회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이를 사양하고 “회의 결과만 보고해달라”고 했다. 권한대행 63일 동안 고 총리의 청와대 방문은 딱 한 번이었다. 외국 대사 신임장 제정을 위해서였다.

고 총리는 대통령 비서실이 작성한 연설문도 거의 수정하지 않았다. 그의 회고록엔 “3월 17일 공군사관학교 임관식이 열렸다. 행사를 앞두고 대통령 비서실에서 연설문을 담당하는 보좌관이 원고를 가져왔다. 총리실 보조관이 내가 하는 화법에 맞춰 원고에 손을 댔는데 ‘당장 원본을 가져오라’고 했다”는 구절이 있다.

국무총리실은 고 총리의 권한대행 사례를 참고해 지난 8일 ‘대통령 권한대행 매뉴얼’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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