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김종덕·송성각·靑수석들, 한팀으로 국가를 난도질"

조선일보
입력 2016.12.08 03:00

[국정농단 청문회]
문화·체육계 등 권력 휘두른 최순실 일당들… 청문회서 재확인

차은택 "KT 인사·광고 개입 인정" 송성각·장시호도 각종 이득 챙겨
김종, 박태환 '올림픽 불가' 통보 "김연아 안좋아한다고 한것 죄송"

- '차은택 후임' 여명숙 前본부장
"판 흔들지 말라는 명령 계속 받아… 문제 제기하니 해임 통보하더라"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7일 국회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는 최순실씨 주변 인사들이 최씨 위세를 업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한 정황이 본인들 진술로 확인됐다. 차은택씨는 장관과 청와대 수석 인사는 물론 민간 기업인 KT의 인사 및 광고에 개입한 사실을 자백했고,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최씨를 사실상 보좌하며 문화·체육계에서 권력을 휘둘렀다.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최씨의 조카인 장시호씨도 각종 이득을 챙겼다.

김종 전 차관은 체육 분야에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차관은 이날 박태환 선수를 만나 리우올림픽 출전 불가를 통보한 사실을 시인했다. 김 전 차관은 '박 선수의 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질문에 "박 선수 측에서 먼저 리우올림픽을 보내달라고 말했고 저는 그 말을 할 입장이 아니라고 얘기했다"며 "만약 가지 않을 경우 해줄 수 있는 것을 설명해줬는데 그쪽에서 (협박으로) 잘못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박 선수와 만나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난 김연아를 참 안 좋아한다"고 말했던 것에 대해서는 "김연아 선수나 팬들에게 적절치 못한 표현이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왜 김연아를 안 좋아하느냐'는 질문에는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체육계에서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렸으며,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의 동계스포츠 분야 이권 개입 행보를 지원한 혐의로 구속됐다.

장시호씨는 본인이 실소유 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최순실 이모가 '아이만 키우지 말고 일을 해보라'며 권해서" 만들었다고 했다. 이 센터에는 삼성전자로부터 16억원, 문체부로부터 6억원이 지원됐다. 장씨는 수십억원대 돈을 지원받은 경위에 대해 "지원서와 계획서를 만들어 김종 전 차관에게 냈다"며 "(어떤 과정으로 지원 결정이 났는지는) 제가 추측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검찰 조사에서도 세 차례에 걸쳐 말씀드린 것 같다"고 했다.

차은택씨는 이날 국정조사에서 "2014년 최순실씨 요청을 받고 문체부 장관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추천했는데 관철이 됐다"고 했다. 그동안 정계와 문화계 안팎에서 돌던 '장관·수석비서관 추천 의혹'이 사실이었다고 확인한 셈이다. 차씨는 또 'KT의 인사와 광고에 개입했느냐'는 질문엔 "부분적으로 인정한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여명숙 前 문화창조융합벨트 본부장
여명숙 前 문화창조융합벨트 본부장

최씨 일파의 국정 농단에 대해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차씨가 받은 혜택은) 정확히 파악할 시간이 없었지만, 종점을 모를 정도다"고 증언했다. 그는 지난 4월 차은택씨의 후임으로 문화창조융합벨트 본부장을 맡았다가 취임 한 달여 만에 그만뒀다. 여 위원장은 이에 대해 "형식적으로 사임이지만 실질적으로 해임"이라며 "당시 김종덕 문체부 장관이 해임 통보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은택 전 본부장이 문화창조융합벨트의 판을 다 짰으며, 수시로 그 판을 건들지 말라는 명령을 상부로부터 들었다"며 "제가 일이 절차 없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드린 의견이 결국 무시됐고, 그런 것들에 대해 제가 반감을 갖거나 해서 나가라고 한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그는 "내게 주어진 (문화창조융합벨트 관련) 영수증이나 부실한 행정 절차를 검토한 결과 차은택과 김종덕 전 장관, 융합벨트 간부들,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 청와대 수석들이 한 팀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 위원장은 "이런 문제에 대해 내부 직원들과 공유했고, 장관에게도 여러 차례 보고했지만 개선이 안 됐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나 감사원, 국가정보원 등에도 보고하려다 불안하고 무서워 국정원 정보관(IO)에게 말했다"고 했다. 그는 "금액은 비교가 어렵지만, 이는 문화판 4대 강에 버금가는 비리"라며 "문화 융성, 국가 브랜드와 자존심이 걸린 국책 사업에서 한 국가의 정신이 난도질당한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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