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과 대통령, 같은 級이라고 느꼈다" ―차은택 증언

조선일보
입력 2016.12.08 03:00

['최순실 국정조사' 2차 청문회]

차은택 "대통령에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생각"
고영태 "2014년쯤 권력 서열 1위가 최순실이라는 느낌에 동의"
정현식 "崔씨가 재단 감사 맡으라더니 이틀 뒤 안종범 전화 와"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은 7일 핵심 쟁점 의혹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또는 최순실씨 지시에 따랐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의혹의 중심에 있는 최씨가 이날 청문회 출석을 거부하면서 의혹과 논란만 계속됐다.

이날 청문회에선 이렇다 할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관련자들 증언으로도 최씨의 '영향력'을 추정할 수 있었다. 광고감독 출신 차은택씨는 이날 "최씨가 배후에서 대통령을 조종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조종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대통령에게 이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차씨는 "최씨 요청으로 문화 창조와 관련한 글을 써줬는데, 얼마 후 대통령 연설에 언급됐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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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만나본 사람? 김기춘은 손들지 않았다 - 7일 국회에서 열린‘최순실 게이트’국정조사 청문회 도중“최순실씨를 만난 적 있는 사람은 손 들어보라”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요구에 김종(앞줄 맨 왼쪽) 전 문체부 차관, 차은택(앞줄 왼쪽에서 둘째) 전 광고감독, 고영태(앞줄 맨 오른쪽) 전 더블루K 이사, 이종욱(뒷줄 왼쪽에서 둘째) KD코퍼레이션 대표가 손을 들고 있다. 김기춘(앞줄 오른쪽에서 둘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손을 들지 않았다. /성형주 기자
2014년 '정윤회 문건 사건' 때 박관천 전 경정이 했다는 "권력 서열 1위 최순실, 2위 정윤회, 3위 박근혜"라는 말에 대해 차씨는 "최순실씨와 대통령이 거의 같은 급(級)에 있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최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씨도 "2014년쯤 어느 정도 그(1위가 최순실이라는) 느낌에 동의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느꼈다"고 답했다. 또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최씨가 '감사를 맡으라'고 한 지 하루 이틀 만에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당시)으로부터 'K스포츠재단 감사를 맡아 달라'는 전화가 왔다"고도 했다. 최씨 조카 장시호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순실 이모가 지시해서 만들었다"며 "지원서를 만들어 김종 (문체부) 전 차관에게 줬다"고 했다. 이 센터에 16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은 "김종 전 차관에게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취지에 대해 설명을 무겁게 듣고 심적 부담을 갖고 후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순실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은 차씨와 만났던 것에 대해 "대통령이 차씨를 만나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차씨는 "최순실씨가 '김기춘 실장에게서 연락이 올 것'이라고 하고 실제 연락이 와서 만났다"고 했다. 결국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얘기하고, 박 대통령은 김 전 실장에게 지시해서 차씨가 '문화 실세'가 된 셈이다.

이 같은 내용을 들은 여야 의원들은 "최씨가 박 대통령을 실질적으로 조종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결국 최순실이 권력 1인자"라고 했고,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청문회를 통해 확인된 것은 최순실이 대통령보다 더 높다는 것"이라고 했다.

[키워드 정보] 국정조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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