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좋은 X마스 와인… 단종 제품 '땡처리' 노려라

    입력 : 2016.12.07 03:00 | 수정 : 2016.12.07 11:32

    [Trend] 거품 빠진 와인, 싸게 사는 법
    10만원→1만원으로 파는 제품은 원래 싼 와인일 가능성
    FTA 발효와 곳곳에 아웃렛… "이제 와인은 쉽고 싸졌다"

    와인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는 회사원 주영훈(42)씨는 와인 애호가다. 휴대폰에 각종 와인 정보 앱을 저장해놓고 상품 입고 여부를 수시로 확인한 뒤 방방곡곡 좋은 와인을 사러 다닌다. '엥겔계수'가 높으냐고? 그는 "절대 아니다"며 고개를 흔든다. "스페인 리오하 지방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즐기는데, 콕 찍어둔 와인이 들어왔다는 소식이 뜨면 와인 아웃렛이든 와인 창고까지 단박에 달려가 한 박스 사와서는 아내와 함께 마시죠." 얼마 전엔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떼루아와인 아울렛에 들러 베로니아 템프라니뇨 이스페셜 제품을 박스째 구매했다. 크리스마스까지 두고두고 마실 수 있다.

    와인 전문 사이트 '와인 21'의 정수지 기자는 평소 자주 찾는 매장 5~6군데에 이메일을 등록한 뒤 할인 정보를 매일 체크한다. 그가 등록한 곳은 서울 강남의 포레드뱅, 역삼동 영화와인셀러, 에노테카, 가라지 와인, 대치동 카비스트, 베레종 등. 정씨는 "수입사의 묵은 빈티지나 단종되는 땡처리 제품을 최대 80%까지 세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보통 와인 수입사에서는 창고에 계속 저장하느니 빨리 팔아버리는 게 좋다고 여겨 대폭 할인에 들어간다. "레드와인의 경우 제조한 뒤 3년 숙성을 거쳐 판매되는데 빈티지가 9~10년 된 것은 그때가 정말 좋은 제품인데도 보관상의 어려움 때문에 '창고 방출'로 나오는 일이 적지 않아요. 그때를 노리면 '득템'하는 거죠."

    이보다 쌀 수 없다…와인 아웃렛 전성시대

    바야흐로 와인 대중화 시대다. 한·칠레(2004년), 한·EU(2011년), 한·미(2012년) 등 주요 관세 철폐와 비관세 장벽 완화를 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순차적으로 발효하면서 대형 와인 아웃렛, 병당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의 '데일리 와인' 전문점이 급증했다. 와인은 어렵고 비싸다는 인식의 장벽도 사라졌다. 와인 수입사가 늘고, 수입 물량도 늘면서 백화점이나 마트 등에서도 중저가 와인 물량을 대폭 늘렸다. 통의동 유명 프렌치 레스토랑 '가스트로 통'을 운영하는 와인 전문가 김영심씨는 "유명 백화점 40~50% 할인 이벤트를 공략하라"고 했다. 할인해서 3만~4만원대 와인이면 아주 괜찮은 와인이란 얘기다. 남프랑스의 도멘 피에르 크로(domaine pierre cros)가 대표 제품. 하지만 "10만원 넘는 소비자가격 제품을 1만원에 파는 식의 땡처리 제품은 피하라"고 했다. 원래 저렴한 제품에 고가(高價)를 매겼을 가능성이 높다.

    와인을 수시로 싸게 살 수 있는 와인 아웃렛도 늘고 있다. 주로 서울 근교에서 1000종 이상의 와인을 구비하고 있다. 김포 '떼루아와인 아울렛'과 경기도 고양에 있는 '와인 아울렛 라빈', 경기도 성남의 '와인365' 등이다. 또 국내 최초의 와인 아웃렛 시대를 연 '와인나라 양평' 아웃렛을 비롯해 와인나라 전국 6개 매장에서 열리는 정기 장터에서도 다양한 와인을 구입할 수 있다. 1800여종 와인을 취급하는 와인 아울렛 라빈 관계자는 "두 달에 한 번 장터 행사를 할 때는 박스로 구매하는 손님이 많은 편"이라며 "장터 행사 기간이 아닌 평소에도 항시 150~200여 가지 품목을 할인하고 세미나와 시음회를 통해 다양한 와인을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할인율은 수입 권장가에서 30~60%. 만화 '신의 물방울'에도 등장했던 이탈리아 와인 벨레노시 로지오 델 필라레(권장가 11만8000원), 카살레베키오 몬테풀치아노(권장가 6만3000원) 등이 인기 품목이다.

    아웃렛이나 각종 소매점에서 열리는 할인 정보는 인터넷 와인 전문 커뮤니티에 가입해 알아보는 게 좋다. 와쌉(와인 싸게 사는 사람들·http://cafe.naver.com/winerack24)은 떼루아와인, 보르도와인갤러리, 더 와인샵 등 소매·아웃렛 점포 할인 정보와 아영FBC, 신동 등 유명 와인 수입사 시음회 등 각종 정보가 빠르게 올라온다. 와맥(와인과 인맥·http://cafe.naver.com/winenetwork) 카페도 정보가 다채롭다. 와인 애플리케이션도 요긴하다. 위치기반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앱 '와퐁'은 와인에 대한 정확한 판매 가격과 판매처, 재고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콜키지 맵'을 통해 와인을 가져가 마실 수 있는 장소에 대한 정보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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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 와인 동굴에 있는 한국 와인들. 시음도 하고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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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와인 매장들은 와인 강좌와 시음회를 하면서 고객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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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와인 아웃렛인 ‘와인 아울렛 라빈’ 매장 모습.
    스파클링 와인 급부상, 한국 와인도 눈길

    최근 들어서는 알코올 도수가 낮아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에 대한 관심도 높다. 롯데와인을 홍보하는 황철 리앤컴 대리는 "주류시장 전반에 걸친 '혼술(혼자서 술을 마시는 것)·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 트렌드는 저도주 열풍을 강화하며 와인 소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5년 와인 종류별 수입액은 레드와인 1억2800만달러, 화이트와인 2700만달러, 스파클링와인 2800만달러다. 스파클링 와인 수입액이 처음으로 화이트 와인을 넘어섰다. 국내 와인 수입액 증가율은 2013년 15%에서 지난해 4%까지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스파클링 와인은 17%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스파클링 와인은 여성들 사이에 특히 인기다. 5도 내외로 마치 맥주처럼 마실 수 있고, 달콤한 맛이 강해서다. 독일 스펠 스미 세코(275mL·3200원)가 대표적. 독일 내 최대 수출 와이너리 모젤란드 제품으로 모스카토를 활용하여 상큼한 풍미와 미세한 기포가 매력적이다.
    와인 수입량
    과일 향 나는 맥주, 소주 등이 인기를 끌면서 와인에서도 포도 외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제품에 관심이 늘고 있다. 사과, 다래 같은 지역 특산 과일을 이용해 와인을 만드는 국내 와이너리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경기도 광명시 '와인 동굴'은 국내 27개 자치단체 49개 와이너리와 손잡고 170여종의 와인을 판매한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1월까지 7만여 병이 팔렸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예산 사과를 이용한 충남 사과 와인 수사(2만원), 그 뒤를 이어 경남 사천 다래 와인인 7004S (1만8000원), 충남 천안의 두레앙(1만8000원)도 인기다.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은 문경 오미로제 스파클링(9만8000원)을 비롯해 대한민국 와인 품평회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충북 영동 여포의 꿈(화이트·2만원) 등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 광명 와인 동굴 한국와인팀 최정욱 소믈리에(주무관)는 "국내 와인은 주로 과일향이 풍부하고 달콤한 게 특징으로 와인 입문자나 디저트 와인을 찾는 여성이나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해외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한국 와인도 점차 경쟁력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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