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환 전 정무수석 2차례 자해…병원 후송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30일 부산 부산진구 한 호텔에서 두 차례나 자해해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다. 생명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전 수석은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자신이 머물고 있던 호텔 17층 객실내 욕실에서 20㎝짜리 공업용 커터칼로 자신의 왼쪽 손목을 그었다. 이로 인해 길이 7㎝, 깊이 1㎝의 상처를 입었다.
현 전 수석이 욕실에서 오랫동안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보좌관은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자해 현장을 발견하고 호텔 프런트에 도움을 요청했다. 호텔 소속 간호사가 급히 객실로 올라가 지혈 등 응급조처를 했다. 현 전 수석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백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당시 호텔 방에서는 양주 1병과 맥주 3병이 있었다.
119구급대와 현 전 수석 측근은 “현 전 수석은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위독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병원 측은 “인대가 파열됐으나 혈관 손상은 없다”고 했다.
현 전 수석은 또 이날 오후 6시쯤 지인에게 흐느끼면서 전화해 “미안하다”는 말만 하고 곧바로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현 전 수석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 전 수석은 이 소식을 듣고 호텔 방에서 자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전 수석은 병원으로 가는 구급차 안에서 구급대원에게 “오늘(30일) 새벽 1시쯤에도 자해를 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 손목에 상처가 한 군데 더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구급대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엘시티 비리에 개입하고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 이영복(66·구속기소) 회장 등으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현 전 수석이 이 회장 등으로부터 뭉칫돈을 받고, 골프나 유흥주점 향응을 받았으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