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8년간 私益 추구 안했지만… 모든 걸 내려놓는다"

입력 2016.11.30 03:00

[朴대통령 3차 담화]
국회에 거취 맡긴 朴대통령… 비교적 담담했던 5분 담화

최순실 사태에 "주변을 제대로 관리 못한 건 결국 나의 큰 잘못"
"국가 위한 공적 사업이라고 믿었던 일"… 특검 앞두고 방어논리
'최순실과 공범 관계 인정 않나' 질문엔 답변 없이 회견장 떠나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3차 대국민 담화에서 거취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하면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했다. 자신의 '정치 입문 18년'도 거론했다. 박 대통령은 1·2차 담화에 이어 이날도 기자들이 요청했지만 질문은 받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오후 2시 30분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뒤 "저의 불찰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일로 마음 아파하시는 국민 여러분 모습을 뵈면서 저 자신이 백번이라도 사과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런다 해도 그 큰 실망과 분노를 다 풀어 드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제 가슴이 더욱 무너져 내린다"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돌이켜보면 지난 18년 동안 국민 여러분과 함께했던 여정은 더없이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저는 1998년 정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대통령에 취임하여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 해왔다"고 했다. 또 "단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25일 만에 또 고개 숙인 朴대통령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3차 대국민 담화에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 또 한 번 국민에게 사죄했다. 지난 4일 2차 대국민 담화 이후 25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200자 원고지 5장 분량의 원고를 5분여간 읽어 내려갔지만 눈물을 글썽였던 2차 담화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비교적 담담한 모습이었다.
25일 만에 또 고개 숙인 朴대통령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3차 대국민 담화에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 또 한 번 국민에게 사죄했다. 지난 4일 2차 대국민 담화 이후 25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200자 원고지 5장 분량의 원고를 5분여간 읽어 내려갔지만 눈물을 글썽였던 2차 담화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비교적 담담한 모습이었다. /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이라고 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등은 국가를 위한 사업이었고, 최순실을 관리하지 못한 잘못은 있지만 자신이 사익을 취한 건 없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이를 두고 박 대통령이 특별검사 수사를 앞두고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방어 논리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를 마치고도 질문은 받지 않았다. 담화문 발표가 끝난 뒤 기자들이 "대통령님 질문 있습니다"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오늘은 여러 가지 무거운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여러 가지 경위에 대해 소상히 말씀드리겠다. 질문하고 싶은 것은 그때 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청와대가 1·2차 담화 때와 마찬가지로 질의응답은 하지 않는다고 사전에 알렸으나 취재진이 질문을 받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과 공범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냐' '몇 개라도 질문을 받아달라'는 요청에 답하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청와대 관계자는 "가까운 시일 안에 기자회견을 갖고 전반적인 것에 대해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1005자 분량 원고를 5분 정도 읽었다. 지난달 25일 1차 담화 때는 1분 40초, 지난 4일 2차 담화 때는 9분이었다. 일부 대목에서는 목이 약간 메기도 했지만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담화문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2차 담화 때 눈물을 글썽였지만 이번에는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또 1·2차 담화 때는 하지 않았던 목걸이를 착용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아침부터 참모진과 함께 담화문 문구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박 대통령이 정국 수습을 위한 두세 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한 끝에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이 오늘 아침 참모들을 불러 담화문 최종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한다는 얘기는 이날 오전 친박계 핵심과 당직 의원들에게서 정치권으로 퍼졌다. 새누리당은 오후 2시로 잡혀 있던 의원총회를 오후 3시로 연기했고, 이정현 대표는 오후 2시 예정에 없던 '최고위원 및 주요 당직자 간담회'를 잡았다. 이 대표와 조원진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여의도 당사에서 TV로 함께 박 대통령의 담화를 시청했다. 친박 의원들은 담화 발표 뒤 대통령이 '질서 있는 퇴진'을 받아들인 만큼 탄핵 절차는 중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친박 좌장 격인 서청원 의원은 탄핵 절차에 대해 "대통령이 물러나겠다고 얘기한 이상 설득력이 약할 것"이라고 했다.

 

[인물 정보]
퇴진 첫 언급한 박 대통령 "국회에 맡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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