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은 아니지만 글로벌 파트너국으로 공조 노력을 해왔습니다. 한국과 나토는 북핵 문제 해결 등을 위해서라도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습니다."

2009년 비(非)미국인 장성으로는 처음으로 나토군 최고사령관에 임명됐던 스테판 아브리알(62) 전 프랑스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2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나토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2000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찾은 아브리알 전 사령관은 "한국과 나토의 인연은 10년 전인 2006년 반기문 당시 외교부 장관이 (나토 정책 결정 기구인) 북대서양 이사회에서 연설한 뒤 본격화했다"며 "그 뒤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재건단 파견, 소말리아 청해부대 파병 등은 나토와의 공조 노력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판 아브리알 전 나토(NATO)군 최고사령관은 “한국과 나토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소말리아 청해부대 파병 등에서 보여준 협력 관계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군 최고사령관 2명 중 1명인 나토 변환동맹사령관(Allied Command Transformation)에 유럽 장성으로는 처음으로 임명돼 주목받았다. 나토 28개 회원국 군대의 단기·장기 혁신안을 만들고 추진하는 자리다. 그 전엔 나토 최고사령관 2명 모두 미군이 독식했다. 당시 그는 미국의 맹방인 영국군 장성 대신 임명돼 더욱 화제가 됐다. 아브리알 전 사령관은 "1966년 나토를 탈퇴했던 프랑스가 당시 논란 끝에 나토에 다시 복귀하면서 최고사령관 2명 중 1명을 비미국인 장성이 맡게 됐다"며 "영국은 내가 사령관이 된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의 전임자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장관 유력 후보인 제임스 매티스 미 해병대장이었다. '미친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매티스 장군에 대해 그는 "뛰어난 군인이고 대단한 사람"이라며 "매티스 장군은 이임 뒤에도 내가 근무했던 버지니아 노퍽 지역에 있는 미 합동군사령관을 맡아 친분을 계속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초의 나토군 최고사령관이었던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 이름을 딴 미 원자력 추진 항모 아이젠하워호에서 사령관 취임식을 가졌다.

아브리알 전 사령관은 프랑스에서 '5성 장군'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한국군 4성 장군에 해당하는 프랑스 5성 장군은 실전 경험을 가진 최고 군 수뇌부에게 부여된다. 4300시간의 비행 기록을 갖고 있는 베테랑 조종사인 그는 1991년 걸프전 참전 등 두 차례 실전 경험이 있다. 걸프전 때는 45대의 항공기와 70명의 조종사, 1000여명의 지원 병력을 이끌었다. 미라주 2000 전투기를 직접 조종했던 그는 "프랑스 공군으로는 첫 대규모 참전 경험이었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교훈을 얻었고, 43일간 밤낮으로 계속됐던 작전이 매우 힘들었다"고 술회했다.

아브리알 전 사령관은 2012년 전역한 뒤 이듬해 프랑스 유수의 항공방산 그룹인 사프란에 입사해 현재 부회장으로 있다. 그는 "나토군 변환사령관을 해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혁신에 관심이 많았고 현재 생활이 흥미진진하다"며 "사프란 등 프랑스 산업체들의 수출 경험 등을 살려 한국 방산과 상생 협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