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 '바다부채길' 돈 받겠다는 강릉市

    입력 : 2016.11.28 03:00

    정성원 기자
    정성원 기자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강릉 심곡항과 정동진 썬크루즈 리조트의 주차장을 잇는 2.85㎞의 해안 탐방로다. 이곳은 1960년대부터 군부대의 경계 정찰용으로 활용됐다. 강릉시는 지난 2012년부터 예산 70억원을 들여 4년 만에 해안 탐방로를 조성하고, 지난달 17일 일반에 무료 개방했다.

    한반도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해안단구와 억겁의 세월이 새겨진 기암절벽의 모습을 감상하려는 관광객이 줄을 이었다. 시는 평일 200명, 주말 500명의 탐방객을 예상해 편의시설을 조성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평일 2000여명, 주말엔 2만여명이 왔다. 누적 관광객만도 25만명이 넘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심곡항과 금진항을 잇는 헌화로는 탐방객의 불법 주차로 주말마다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썬크루즈 리조트는 무료 주차를 허용했는데, 정작 리조트 투숙객이 주차할 공간이 부족해지자 결국 지난 5일부터 탐방객에게 주말에 한해 하루 5000원의 주차 요금을 받고 있다.

    강릉시도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유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 확충, 탐방로 보수 등 시설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유료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시는 관련 부서 간 협의 등을 거쳐 다음 달에 바다부채길 유료화 조례를 입법 예고하고, 시의회 의결을 거쳐 내년 3월부터 유료화에 나설 계획이다. 입장료는 성인 1인당 2000~3000원이 될 전망이다.

    산과 바다는 모든 국민이 누릴 권리가 있는 자연 자원이다. 탐방길 유료화는 공공재를 향유할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한 시민은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 세금으로 만든 탐방로를 수익 사업에 이용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면서 "편의시설 확충은 시비(市費)를 들여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다부채길을 유료화했다가 관광객에게 외면을 당한다면 되살아나려던 지역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자충수(自充手)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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