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휴대폰'이 공개된다면…

조선일보
  • 조백건 기자
    입력 2016.11.26 03:00

    [국정농단 & 탄핵정국]

    최순실도 내용 들려주자 "내 통화 다 녹음돼 있냐" 묻고 자백 시작
    자동녹음 기능 3~4대, 대선前 내용도 담겨… 일부 "공개땐 큰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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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초 서울중앙지검 11층 영상 녹화 조사실. 검사와 최순실(60·구속)씨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었다. 잠시 뒤 조사실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최씨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통화 내용이었다. 검사는 한 시간에 걸쳐 최씨와 정 전 비서관이 나눈 얘기가 담긴 녹음 파일 3~4개를 들려줬다.

    "통화 속 여성이 본인이 맞죠?" 검사의 질문에 최씨는 맞는다고 인정하면서 "(정 전 비서관과) 내 통화 내용이 다 녹음돼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최씨가 들은 녹음 파일들은 검찰이 지난달 29일 압수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것들이다.

    검찰 등에 따르면 '모르쇠'로 일관하던 최씨는 녹음 파일을 들은 뒤 자신이 정 전 비서관을 시켜 K스포츠재단 임원 추천 인사의 명단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사실 등을 자백했다고 한다.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는 박 대통령이나 최씨의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라고 검찰은 말하고 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빠짐없이 이행하기 위해 모든 통화를 자동으로 녹음하는 기능을 사용했다고 한다. 녹음 파일이 들어 있는 전화기가 3~4대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과거에 쓰던 전화기들도 버리지 않고 있다가 검찰에 압수당했기 때문이다. 녹음 파일 가운데는 2012년 대선(大選) 이전에 녹음된 파일도 있고, '최순실 게이트'와는 직접 연관이 없는 파일들도 들어 있다고 한다. 검찰 주변에선 "재판의 증거 등으로 녹음 파일의 원본이 공개될 경우 큰 파장이 생길 내용도 들어 있다"는 말까지 돌고 있을 정도다. 일부에선 향후 특검이 녹음 파일들의 내용을 근거로 이번 사건과는 별도의 범죄 혐의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최순실씨가 대통령에게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부탁을 할 때도 그렇고 대통령이 최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전달할 때도 대부분 정 전 비서관을 거쳤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 그와 관련한 기록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99% 입증이 가능하다'는 수사팀의 발표가 나왔던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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