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신분인데… 트럼프, 인도 부동산 업체와 사업 미팅

    입력 : 2016.11.22 03:00 | 수정 : 2016.11.22 09:03

    [사업가 vs 대통령 이해 충돌 우려]

    트럼프그룹 18개국에 111개 법인, 외국의 로비 창구가 될 가능성
    전문가들 "트럼프가 파병할 경우 私益 위한 것으로 의심받을 수도"
    역대 대통령은 재산 백지신탁… 트럼프는 "자녀에게 위탁" 고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인도 사업 파트너들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개인 사업과 대통령 직무 사이에 이해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 등 트럼프 측 인사들은 20일(현지 시각) "트럼프는 사업과 공직을 적절히 분리할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가 역대 대통령들처럼 재산을 백지신탁(재임 기간에 재산을 공직과 무관한 제3자에게 맡기고 간섭할 수 없게 하는 제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호텔, 카지노, 리조트, 골프장 등을 운영하고 있는 트럼프는 자신의 재산이 100억달러(약 11조8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맨 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마이크 펜스(앞줄 오른쪽에서 둘째) 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 시각) 미국 뉴저지주(州) 베드민스터의 래밍턴 장로교회에서 일요 예배를 본 뒤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주말 내내 뉴저지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 클럽에 머무르며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미셸 리 전 워싱턴 DC 교육감 등을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맨 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마이크 펜스(앞줄 오른쪽에서 둘째) 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 시각) 미국 뉴저지주(州) 베드민스터의 래밍턴 장로교회에서 일요 예배를 본 뒤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주말 내내 뉴저지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 클럽에 머무르며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미셸 리 전 워싱턴 DC 교육감 등을 만났다. /AFP 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15일 인도 사업가 세 명을 만났다. 인도 뭄바이 남쪽에 트럼프의 이름을 붙인 호화 아파트 단지를 짓고 있는 부동산 개발 업자들이었다. 인도 언론 '이코노믹 타임스'는 "세 사람이 트럼프 회사와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중 한 사람은 지난 16일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 차남 에릭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NYT는 "트럼프가 여전히 자신의 사업에서 떠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그가 앞으로 직면할 이해 충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했다.

    트럼프 측은 진화에 나섰다. 펜스는 이날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사업과 직무를 적절히 분리할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비서실장에 내정된 라인스 프리버스도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모든 법규를 준수할 것이며 백악관 법률 고문단도 모든 문제를 검토하기로 했다"며 "위법행위는 물론, 의사 결정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 행사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그룹의 해외 진출 현황 지도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날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면 무역과 세금, 외국 정부와의 관계 등에서 많은 이해 충돌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이 지난 5월 트럼프 측이 공개한 재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그룹은 현재 최소 18개국에 111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사우디아라비아(8개 법인), 터키(2개 법인) 등 미국의 안보 정책과 밀접히 연관된 국가에 세워진 법인도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윤리 담당 법률 고문을 지낸 리처드 페인터는 "만약 트럼프가 특정 국가에 파병을 한다면 그게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인지, 그곳에 있는 트럼프그룹 카지노를 지키기 위해서인지 대답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트럼프그룹이 '대통령 트럼프'에게 접근하기 위한 로비 창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트레버 포터 전 연방선관위(FEC) 위원장은 "외국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를 얻기 위해 트럼프그룹과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재산 처분 정리 표
    트럼프는 부동산과 사업체를 이방카와 에릭 등 성인 자녀 3명에게 넘긴다는 입장이다. 기업 경영권을 제3자에게 넘기는 백지신탁은 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자녀들 역시 인수위 집행위원 등으로 국정에 관여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미 연방법상의 백지신탁 규정에 따르면 신탁관리자는 가족이 아닌 제3자만이 맡을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에게도 역대 대통령과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이해 충돌이 없도록 법적 문제를 해결할 변호사를 임명하고 선례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대통령에게 백지신탁을 강제할 법 규정은 없지만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등 역대 대통령들은 당선 이후 재산을 중립적인 제3자에게 맡기는 백지신탁 방식을 택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해 충돌을 막기 위해 700만달러(약 83억원) 규모의 재산 대부분을 미국 국채로 전환했다.

    [나라 정보]
    "트럼프 턱보면 보인다" 인상으로 보는 미국의 미래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