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과 공범"… 憲政 첫 피의자 대통령

조선일보
입력 2016.11.21 03:00 | 수정 2016.11.21 08:40

['최순실 국정 농단' 수사 중간발표]

검찰 "朴대통령, 대기업 모금 지시 등 혐의… 99% 입증 가능
안종범·정호성과도 공모 관계, 대통령 뇌물 혐의 계속 수사"

검찰이 20일 박근혜 대통령을 미르·K스포츠재단의 불법 설립 및 강제 모금, 청와대 문건 유출 등을 공모(共謀)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입건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이날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등 3명을 기소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안종범·정호성의 범죄 사실과 관련한 상당 부분에서 공모 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형법 30조(공동정범)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재직 중 직무와 관련한 범죄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것은 헌정(憲政)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검찰은 "헌법에 규정된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 때문에 기소할 수 없지만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최·안·정 등 3인의 공소장에서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장에 적힌 대통령의 혐의는 99% 입증이 가능한 것만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 정리 표
일러스트=김성규 기자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작년 7월 안 전 수석에게 "대기업 총수들과 단독 면담 일정을 잡으라"고 지시한 뒤 기업인들을 독대(獨對)한 자리에서 "문화·체육 재단을 만들려고 하니 적극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최순실씨에게 "재단 운영을 살펴봐 달라"고 했다. 안 전 수석은 전경련 등을 통해 모금에 나섰고, 그해 10월 16개 그룹으로부터 486억원을 받아 미르재단이 만들어졌고, 올 1월 288억원의 기금으로 K스포츠재단이 설립됐다. 박 대통령은 최씨가 정한 대로 재단의 명칭(미르)과 임원진, 사무실 위치(서울 강남) 등을 안 전 수석에게 지시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박 대통령은 최씨의 요청을 받아 지난 3월 검찰이 내사(內査) 중인 롯데그룹에 하남시 체육 시설 건립 기금 70억원 출연을 요구했고, 현대차·포스코·KT 등에 160억원가량의 일감을 요구했다. 최씨가 설립한 광고 회사 플레이그라운드와 스포츠 기획사 더블루K 등을 밀어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의 딸 정유라(20)씨 친구의 부친이 운영하는 중소기업의 납품 청탁에도 관여했다. 이 업체는 현대차에 10억원어치 넘는 제품을 납품했고, 최씨는 그 대가로 1100만원짜리 샤넬 백과 현금 등 5162만원을 받아 챙겼다. 검찰 관계자는 "최순실이 청탁하면 대통령은 대기업 회장에게 미리 말을 해 놓은 뒤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해 일을 성사시키도록 만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해 정부 고위직 인사 계획, 국무회의·수석비서관회의의 대통령 말씀 자료, 해외 순방 문건 등 180건의 자료를 이메일 등으로 최씨에게 보내줬다. 이 중 기밀(機密)에 해당하는 자료는 47건이었다. 이 부분 역시 검찰은 박 대통령이 정 전 비서관과 공모해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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