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독감 백신 두 종류… 왜 가격이 다를까

  • 송태호 송내과의원 원장·의학박사

    입력 : 2016.11.19 03:00 | 수정 : 2016.12.16 10:09

    [송태호의 의사도 사람]

    '3가 백신'보다 '4가 백신'이 더 많은 바이러스 막아
    독감바이러스 항상 변이
    대표적인게 신종플루…그래서 매년 새로 만들어

    독감 예방주사

    매년 10, 11월은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 때다. 예방접종은 보험과 같다. 병에 걸리지 않는다면 시간과 비용을 버렸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그 덕에 병에 걸리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도 예방주사를 맞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덜 앓게 된다.

    올해는 독감 예방접종을 하러 오는 환자들이 뜸하다. 경기가 안 좋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어수선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요즘 예방주사 맞으러 온 사람들이 흔히 하는 질문은 "예방주사가 두 가지이고 가격도 다르던데 무슨 차이냐"는 것이다. 독감 주사를 매년 맞아야 하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

    정부에서 65세 이상 어른들에게 무료로 놔주는 독감 백신은 '3가(價) 백신' 한 가지다. 그러나 대개 병원에서는 3가 백신과 4가 백신 두 가지 예방주사를 놓고 있다. 4가 백신 주사가 더 비싸다. '사람 심리를 이용해 불필요하게 비싼 주사를 추가했을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아 놀랐다. 4가 백신이 비싼 이유는 더 많은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표면에 두 가지 항원을 가지고 있다. H(헤마글루티닌)와 N(뉴라미다제)이다. 이 항원들에겐 아형(亞型)이 있는데 H에 15가지, N에 9가지가 있다. 15×9=135이므로 총 135가지 독감 바이러스가 있는 셈이다. 이 모두가 사람에게 독감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이를테면 조류독감은 H5N1의 아형이며 조류에게서 사람에게만 전염된다.

    20세기 초 수십만명을 죽인 스페인 독감은 H1N1이고 악명 높은 홍콩 독감은 H3N2 바이러스가 일으켰다. 이처럼 대규모 감염을 일으키는 독감을 A형 독감이라고 한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신종플루는 스페인 독감을 일으킨 H1N1이 변이된 것이었다. B형 독감은 한 지역에서만 유행하며 증상도 약하다.

    135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모두 예방하는 백신을 만들면 병에 걸리지 않겠지만 그것은 과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비현실적이다. 만약 그런 백신을 만든다면 예방주사 한 대에 100만원을 훌쩍 넘을 것이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3~5월 그해에 유행할 바이러스 A형 2종, B형 1종을 정해 발표한다. 이것을 토대로 만든 것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3가 백신이다. 이 백신이 소규모 독감 유행을 막는 데 자꾸 실패하자 WHO는 2012년부터 B형 독감 바이러스를 하나 더 늘렸다. 이렇게 4가지 독감을 예방하는 백신이 좀 더 비싼 4가 백신이다.

    독감 예방주사를 매년 맞으라고 하는 게 의사와 제약회사의 농간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독감 바이러스는 범죄자 몽타주와 비슷하다. 몽타주를 그릴 때 원래 얼굴도 그리지만 수염을 길렀거나 안경을 써서 변장을 한 경우도 함께 그린다. 변장하는 범인처럼 독감 바이러스도 아형은 그대로이지만 변이가 일어나기 때문에 매년 새로 만든다. 대표적인 것이 신종플루다.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와 같지만 약간 변이돼서 백신을 속였던 것이다. 모든 백신이 바로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항체가 생기는 데 2~4주가 걸린다. 효과는 대개 6개월~1년이다. 그래서 매년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이다.

    요즘 마음도 울적한데 독감에라도 걸리면 무척 처량할 것이다. 건강한 나라가 되도록 감시하려면 몸도 건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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