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순실' 때문에 절박한 외교·안보 현안 중단할 수 없다

조선일보
입력 2016.11.15 03:12 | 수정 2016.11.16 20:46

한국과 일본은 14일 도쿄에서 양국 간 군사정보보호협정에 가서명했다.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12년 중단된 후 4년 만에 협정을 체결키로 한 것이다. 야당은 "최순실 사태 중에 제정신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한민구 국방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 또는 탄핵 절차도 밟기로 했다고 한다. 국가의 존망(存亡)과 관련된 외교·안보 사안을 최순실씨 국정 농락 사태와 결부 지어 반대하거나 백지화하려는 것은 책임 있는 야당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심지어 야당은 이 협정을 '을사늑약'에 빗댄다고 하는데 과장과 비약이 너무 지나쳐 이성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32개국과 이 협정을 맺고 있고 일본은 6개국과 맺고 있다. 협정을 맺은 나라들이 전부 매국 행위를 했다는 말인가. 일본과 정보 공유가 긴요해진 것은 북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 때문이다. 우리는 북 잠수함을 탐지할 능력이 태부족하다. 그런데 일본은 고가의 해상 초계기 77대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을 빼면 세계 최대다. 일본은 정보 수집 위성 5기, 이지스함 6척, 탐지 거리 1000km 이상의 지상 레이더 4기, 조기 경보기 17대 등도 보유하고 있다. 이 정보를 활용하지 말자면 어떻게 북핵·미사일을 막을 것인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야당은 이 협정으로 일본의 자위대가 우리 땅에 들어오게 되는 근거가 마련된다고 한다. 전형적인 선동이다. 이 협정은 교환된 정보의 유출을 막는 게 주목적인데 어떻게 일본의 군사 대국화와 연관 짓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야권 일각에서는 한·미 양국이 내년까지 배치키로 합의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개성공단 폐쇄에도 최순실씨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무효화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좌파들 마음에 안 드는 외교·안보 사안에 '최순실 사업' 꼬리표를 붙여 반대하는 분위기다. 국민 생명을 놓고 정치 장난은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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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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