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朴대통령, 헌법 71조 '대통령 권한대행' 수용하길

조선일보
입력 2016.11.15 03:13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씨 사태 이후 마지못해 조금씩 물러서다가 결국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성난 시민이 거리로 나오기 전에 '2선 후퇴'를 선언했으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더 이상 시간도 없다.

우리 헌법 71조는 '대통령이 궐위(闕位)되거나 사고(事故)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해놓고 있다. 박 대통령은 곧 검찰 수사를 받게 된다. 오늘 여야가 합의한 최장 120일간의 특검 수사도 예정돼 있다. 도덕성과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유·무죄 논란에까지 휘말린 대통령이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다수의 헌법학자는 박 대통령의 이 상황이 헌법 71조상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물론 법률 해석상으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헌법은 법률 문서이기 이전에 국민의 정치적 합의를 담은 문서다. 현 시점에서 혼란을 최대한 줄이며 질서 있게 수습해가는 방안은 거국 총리로 하여금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도록 하는 것 외에 달리 찾기 어렵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정 전면에 나서되 진상 규명은 그대로 철저히 진행되면 국민의 요구는 상당히 수용되는 것이다. 국민의 분노도 고비를 넘고 국정은 수습의 계기를 찾을 수 있다. 여야가 시급히 새 총리에 합의하고 대통령은 거국 총리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명하겠다는 뜻을 밝혀야 한다. 동시에 부질없는 새누리당 당적도 버려야 한다. 대통령이 이마저 거부한다면 탄핵 소추밖에 길이 없다. 박대통령에게 만약 다른 뜻이 없다면 그 전에 다른 합리적 길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나라 운명이 걸린 일주일이 시작됐다고 한다. 과장이 아니다. 외교·안보와 경제 동시 위기라는 말도 절대 허언(虛言)이 아니다. 우리 바로 앞에 천 길 낭떠러지가 있을 수 있다. 정치인이 이 상황에서 제 살길, 저 잘될 길 궁리하면 정치인이라고 할 수 없다. 국민이 나라 걱정하게 만드는 정치인은 사라져야 한다. 그런 대통령은 물론이고 그런 여야 정당과 정치인들까지 모두 퇴출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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