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수회담 제의해놓고 취소한 민주당, 너무 오만하다

조선일보
입력 2016.11.15 03:14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단독 회담을 제의했다. 청와대가 받아들이면서 만나는 시간까지 발표됐다. 그러나 당 내부와 다른 야당들이 반발하자 밤늦게 회담 자체를 취소했다. 추 대표의 제안과 영수회담 성사로 뭔가 돌파구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반나절 만에 무너졌다. 그것도 회담을 제의한 측의 철회로 무산됐다. 어이없다고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 영수회담은 원래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처음 제안하고 박 대통령이 받아들인 것이었다. 야당들은 박 대통령이 받아들이자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거부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추 대표가 이날 단독 회담을 제안하고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얄팍한 정치 계산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한다. 그런 중대한 제안을 당내 공감대도 없이 던진 당 대표도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대통령이 수락해 국민에게 공표한 회담을 깨버리는 의원들이나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추미애 회담에서 만에 하나 수습책 합의가 이뤄지면 '큰일'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런 사람들이 이 난국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대통령은 식물 상태이고 여당은 해체 목전에 있으니 국정 수습은 제1 야당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들의 머릿속에는 혹시라도 국정이 수습되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니 이 사태가 합리적인 방향으로 갈 수가 없다.

야당은 처음에는 거국내각 주장을 하다가 여당이 수용하자 대통령 2선 후퇴를 요구했다. 이제 그것도 수용할 기미가 보이자 다시 하야하라고 한다. 본심은 국정 수습이 아니라 방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다 이날엔 그 본심마저 드러내고 말았다. 이런 정당이 집권하겠다고 한다. 국민의 불행이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추 대표가 대통령과 만나겠다고 하자마자 강하게 반발했다. 왜 민주당 혼자 대통령과 만나느냐는 것이었다. 이 판국에도 야당 주도권 경쟁에 목을 매고 있다. 두 당은 대통령 하야나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가장 쉬운 주장이지만 과연 '그 이후'도 생각하는가. 정당이라면 재야단체나 시민단체와는 달라야 한다. 오히려 한술 더 떠서 자신들 몸값 올리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 많은 국민은 대통령과 여당에 대해 혀를 차면서도 야당에 신뢰를 보내는 것도 아니다. 야당이 일시적으로 민심을 타고 있다고 이렇게까지 오만한 행태를 계속하다가는 곧 함께 심판받는 상황으로 갈 것이다.


[인물 정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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