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공포증' 우주狂, 화성에 첫발 디딜 인류 그리다

    입력 : 2016.11.14 03:42

    [19일 첫 방송 NGC 드라마 '마스' 자문 참여한 '마션' 원작자 앤디 위어]

    첫 오리지널 SF드라마와 현재 조명하는 다큐 교직한 형식, 한국계 여배우가 주연 맡아
    "인류가 화성에 살 수 있게 되면 멸종 가능성은 '0'에 가까워져"

    "이렇게 물어볼게요. 당신은 100년 전에 살고 싶나요, 아님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싶나요?"

    전화선 너머 캘리포니아에서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영화 '마션'(Martian·감독 리들리 스콧)의 원작 소설가 앤디 위어(Weir·44)에게 '전쟁·테러·굶주림이 끊이지 않는데도 여전히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느냐'고 물은 뒤였다. 마침 대부분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결정된 9일의 인터뷰. "그래도 다들 지금 이 시대를 택할 거예요. 모든 세기는 이전보다 진보했고, 인류는 점점 나아졌습니다. 100년 뒤 인류는 화성에 정착해 '다(多)행성 거주종(種)'이 될 겁니다."

    앤디 위어.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묻자 “바로 나!”라며 한참 웃더니 “아이작 아시모프가 최고다. 그의 SF소설 ‘로봇 3부작’을 제일 좋아하고, 영화는 ‘스타워즈’, ‘스타트렉’이 최고”라고 했다. 지금은 ‘마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새 영화 각본을 쓰고 있다.
    앤디 위어.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묻자 “바로 나!”라며 한참 웃더니 “아이작 아시모프가 최고다. 그의 SF소설 ‘로봇 3부작’을 제일 좋아하고, 영화는 ‘스타워즈’, ‘스타트렉’이 최고”라고 했다. 지금은 ‘마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새 영화 각본을 쓰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위어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 X'의 일런 머스크 CEO 등 최고의 항공우주 전문가들과 함께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NGC)의 첫 오리지널 SF 드라마 시리즈 '인류의 새로운 시작, 마스(MARS)'(이하 '마스')의 자문역을 맡았다. 19일 밤 11시 국내 첫 방영. NASA 계획대로 2033년 유인우주선이 화성으로 가면서 인류 첫 우주인들이 겪는 SF 드라마와, 2016년 현재를 조명하는 다큐를 교직한 흥미로운 형식이다.

    비행 공포증 있는 우주광

    '마션'은 화성에 홀로 남겨진 식물학자 와트니(맷 데이먼)의 생존을 위한 싸움을 철저히 과학적으로 그려내 공전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이야기를 창조한 '우주광'(Space dork)에게는 비행 공포증이 있었다. "난 1시간 비행기를 타려 해도 신경안정제를 삼켜야 하는데 우주비행사에겐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하겠어요. 이룰 수 없는 꿈이라 더욱 우주와 화성에 열광하게 된 건지도 모르죠." 소설 '마션'에서 이번 '마스'까지, 대체 왜 화성일까. 위어는 우주광답게 숫자를 줄줄 읊으며 "인류가 화성에 살 수 있게 되면 멸종 가능성은 '0'에 가까워지지만, 계속 지구만 고집한다면 언젠가는 소행성 충돌 등의 이유로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류가 현재 지식과 기술로 갈 수 있는 건 태양계 행성뿐인데, 그중 화성이 제일 가능성이 높아요. 표면 온도가 섭씨 500도, 대기 압력이 지구의 90배인 금성은 죽음의 별이죠. 반면 화성은 기압이 지구 1% 이하로 거의 진공 상태고 기온도 혹독하지만, 물, 이산화탄소, 햇빛이 있으니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거든요."

    인류 DNA에 새겨진 본능, 희생

    '가장 소중한 것'을 묻자 위어는 "가족과 친구 다음엔 화성에서 온 운석 'NWA 763'"이라고 했다. 집에서 부르는 이름은 로키(Rocky). "공식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족보 있는 운석입니다. 돌(rock) 하나 사는데 산(hill)만큼 돈을 줬다니까요. 하하."

    TV 시리즈 ‘인류의 새로운 시작, 마스’의 한 장면. 화성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극적 장치로 끌어들여 흥미를 높이는 방식으로 완성됐다.
    TV 시리즈 ‘인류의 새로운 시작, 마스’의 한 장면. 화성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극적 장치로 끌어들여 흥미를 높이는 방식으로 완성됐다.

    '마션'에서 우주비행사들은 홀로 남은 동료를 구하러 목숨을 걸고 다시 화성으로 간다. 이런 자기희생적 결단은 요즘엔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같은 픽션에나 나오는 것 아닐까. 하지만 위어는 "선의와 자기희생 정신은 인류의 DNA에 '새겨진(built in)' 본능"이라고 잘라 말했다. "실종이나 지진·화재 등 재난 현장에서 수천명이 한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걸지 않나요? 한국인도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그랬고요. 이번 작품 '마스'에서도 6명의 우주 비행사가 화성에서 살아남도록 인류가 가진 모든 힘과 지식을 동원해 돕습니다."

    사실 위어는 SF의 비과학적 요소를 무척 싫어한다. '마션'에서 화성 표면에 거센 폭풍이 부는 장면에 대해 "대기가 옅어 불가능한데도 자연이 '선제공격'(first punch)을 날리게 하려고 넣은 설정"이라고 반성할 정도다. 하지만 이번 '마스' 시리즈에 대해서는 "최대한 화성의 실제와 가깝게 표현했다"고 자신했다.

    그의 소설 '마션'은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였고, 영화는 490만명이 봤다. 위어는 우리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원래 '마션'에는 한국인 여성 우주인이 있었는데, 영화에선 영국인으로 바뀌었어요. 이번 '마스'에서는 진짜 한국계 여배우가 주인공입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