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 예고 美·中 무역전쟁, 우리에겐 二重 파도다

조선일보
입력 2016.11.14 03:18

금융시장 충격은 잠잠해졌지만 세계 각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에게서 불안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 중 실제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 미·중 간 무역마찰이다. 그 경우 사이에 낀 우리는 몇 배 더 큰 충격을 받는다.

트럼프는 선거 캠페인에서 "중국이 미국을 돼지 저금통처럼 활용한다"고 비난하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45%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했을 정도다. 이에 대해 중국 측도 "미국이 보잉 비행기를 더 이상 중국에 안 팔고 싶으냐"는 식으로 은근히 보복을 거론하고 있다.

우리는 수출의 40%를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 한·미 통상관계가 악화되는 것도 문제지만, 미·중 통상관계가 악화돼도 우리 수출은 큰 타격을 입는다.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70% 정도가 중간재이고, 중국에서 이를 재가공해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중으로 파도가 덮치는 셈이다.

선거 후 트럼프 캠프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4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은 와전된 말"이라며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미·중 무역 질서는 변화를 겪을 것이다. 빨리 미·중에 편중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내수(內需) 시장을 키워야 한다. 시급히 대비할 일이 쌓였는데 경제엔 컨트롤 타워조차 없다. 참으로 답답하기만 하다.
[나라 정보]
'트럼프 후유증' 앓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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