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軍이 戰時 한국 방어 주도하는 시대 빨리 올 가능성

입력 2016.11.12 03:00

[美 트럼프 시대]
[트럼프와 한반도] [2] 주한 미군

- 전작권 조기 전환
트럼프 "한국이 더 부담" 요구
'아시아 방어는 아시아人 손으로' 1969년 닉슨 독트린과 같은 맥락
전작권 전환 공백 메우려면 정찰·타격능력 대폭 강화돼야… 고성능 첨단무기 수입 불가피

'미국 이익 최우선'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새 대통령으로 당선됨에 따라 2020년대 중반쯤으로 예정된 한국군의 전시(戰時) 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11일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미국의 해외 분쟁 개입을 꺼리는 신(新)고립주의 성향을 보인 데다 지난 4월에는 "전쟁은 하면 하는 거지 뭐. (한국·일본에) 행운을 빌게. 알아서 잘해 봐"라는 말도 했다. 전작권은 한반도 유사시 군의 작전을 통제하는 권리로 현재는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이 갖고 있다. 평시(平時) 작전통제권은 1994년 우리가 넘겨받았다. 전작권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2012년 한국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가 이명박 정부 때 2015년으로 전환 시기를 1차 연기했다. 현 정부 들어 다시 2020년대 중반으로 미룬 상태다.

미 공화당 인사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이날 서울대 강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전작권을 한국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조기에)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동맹국의 '공정한 부담'을 강조해왔다며 "(트럼프 취임 후) 미국이 한국에 더 많은 짐을 지우길 원한다면 전작권 전환을 매듭지으려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남주홍 전 국정원 1차장도 "1969년 닉슨 대통령이 '아시아 방어는 아시아인 손으로'라는 원칙(닉슨 독트린)을 내세워 1971년 주한 미 7사단을 철수했던 것처럼 트럼프 당선으로 전작권 전환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은 한·미 군사적 대응의 중추인 한·미 연합사 해체를 가져올 수 있고, 전면전 발생 때 '한국군 주도, 미군 지원' 형태로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만들 것이란 관측이다.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한국군이 한국 방어를 주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시대를 맞는다는 의미다. 우리 군이 전작권을 가져오려면 북한의 핵·미사일 움직임을 정밀 감시·추적하는 능력부터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는 능력까지 강화해야 할 군사 분야가 한둘이 아니다. 2014년 전작권 전환이 사실상 무기 연기된 것도 우리 군의 독자적 능력 부족이 컸다.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미 군수 업체의 해외 무기 판매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대한(對韓) 무기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서도 전작권 전환을 서두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군(軍) 내에선 유사시 미국이 대규모로 보낼 '증원(增援) 전력' 감축 가능성도 거론한다. 현재 전면전에 대비한 한·미 연합 작전 계획은 병력 69만명, 항공모함 5개 전단(戰團) 등 함정 160여척, 항공기 1600여대 등을 동원하게 돼 있다. 그러나 전작권이 한국으로 전환되면 미국이 대규모 군사력을 동원하는 데 주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기회에 미군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전작권 조기 전환을 대비해 비핵(非核)전력은 한국 위주, 핵전력은 미국 제공 형태를 미국 측에 제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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