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 따랐다"… 대통령에 다 떠미는 안종범·정호성

조선일보
입력 2016.11.11 03:00 | 수정 2016.11.11 08:27

측근들 검찰서 잇단 진술
安 "말씀듣고 열심히 뛰었는데 뒤에 최순실이 있을 줄은…"… 대통령향해 섭섭함까지 토로

"대통령 지시라고 생각했는데, 뒤에 최순실이 있을 줄은…."

대기업들을 압박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등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대통령 말씀을 듣고 재단 모금을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최순실이 뒤에 있을 줄은 몰랐다"며 "최씨가 개입된 줄 알았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안 전 수석은 또 "최씨의 잘못까지 내가 책임질 순 없지 않으냐"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은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일정이 담긴 자신의 다이어리가 있다고 검찰에 털어놓았다고 한다. 이 다이어리엔 박 대통령이 작년 7월 24~25일 삼성·현대차·LG·롯데 등 대기업 총수들과 독대(獨對)한 것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다이어리는 안 전 수석 밑에서 일하던 청와대 행정관이 갖고 있다가 지난 7일 검찰에 제출했다.

안 전 수석은 또 광고감독 차은택씨가 광고 업체를 '강탈'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의 지시로 알고 했다는 식으로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안 전 수석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의 다른 측근들도 잇따라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검찰에 진술하고 있다. 청와대 기밀 문건을 최씨에게 건네준 혐의로 구속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도 검찰에 "대통령 지시로 문건을 최순실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재계(財界)에서도 대기업 총수들이 작년 7월 박 대통령과 독대할 때 사면(赦免) 필요성 등 각 기업의 민원을 담은 '면담 자료'를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다만 최순실씨는 각종 혐의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최씨의 입을 열기 위해 독일에 체류 중인 그의 승마 선수 딸 정유라(20)씨의 강제 송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기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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