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노믹스', 기회로 바꿀 수도 있는 위기다

조선일보
입력 2016.11.11 03:17

'트럼프 쇼크'로 급락했던 국내 증시는 하루 만에 회복됐다. 미국·유럽 증시는 상승했다. 트럼프가 기업인 출신인 데다 승리 연설에서 성장책을 언급한 것이 작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서 어떤 정책이 나올지는 불확실하다. 특히 한국에 대한 트럼프의 이해와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이 불안 요인이다. 그는 선거운동 중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나 통상 이슈에서 종종 틀린 사실을 언급하곤 했다. 주변에 친한(親韓) 인맥과 한국을 아는 보좌진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가 한국을 모른다는 것은 양면성이 있다. 잘못된 인식을 토대로 대한(對韓) 통상 정책을 편다면 악몽이 된다. 반대로 트럼프 팀에 정확한 실상을 알리고 서로 이익이 되는 윈·윈 모델을 제시한다면 양국 간 경제협력은 강화될 수도 있다.

정부와 재계가 트럼프 정권의 경제팀과 전방위 채널을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 급하다. 이 정부 조직 개편으로 뒷전에 밀린 통상 업무도 국정 우선순위로 올려야 한다. 통상 업무 조직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일개 파트로 축소돼 있는 실정이다.

예상 못 한 트럼프 쇼크 앞에서 모두가 불안감을 갖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실제 미국이 보호무역 색채를 강화하고 통상 압력 수위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잘못 대응했다가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트럼프가 공약을 실천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이 0.3~0.5%포인트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한편으로 '트럼프노믹스'는 한국 경제에 기회인 측면도 없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는 감세(減稅) 등 친기업 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1조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했다. '트럼프판(版) 뉴딜'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건설·방산·제약 분야의 기업들이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트럼프 시대 한·미 경제 관계는 암초가 도사린 바다와 같다. 잘만 헤쳐가면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 '차분' '냉정' '전략'만 있으면 못 할 것도 없다.


[나라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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