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美대선' 켄터키·인디애나는 트럼프 승, 버몬트는 힐러리 승]
[CNN "당선 확률, 클린턴 91% vs 트럼프 9%"]
"희망적이고 포용적이며, 넓은 마음을 가진 미국에 투표해달라."(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여러분은 부패하고 조작된 정치 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맞았다."(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미 대선 선거전 마지막 날인 7일(현지 시각) 두 후보는 자정을 넘겨 새벽까지 유세를 펼치며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클린턴은 막판까지 여론조사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노스캐롤라이나를, 트럼프는 1988년 이후 한 번도 공화당 후보가 이긴 적이 없는 적지(敵地) 미시간을 마지막 유세지로 택했다.
두 후보의 메시지는 극명하게 갈렸다. 펜실베이니아·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 등 3개 주(州) 4곳에서 유세를 한 클린턴은 "벽(wall)이 아니라 다리(bridge)를 놓자"고 했다. 이민자를 막기 위해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한 트럼프와 달리, 화합의 미래로 가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우리 모두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새 역사를 만들자"고도 했다.
반면,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뉴햄프셔·미시간 등 5개 주 유세를 강행한 트럼프는 편향된 언론과 부패한 워싱턴의 기성 정치, 조작된 시스템, 사기꾼 클린턴 등을 거론하면서 "내일 투표장에서 정의를 되찾아올 사람은 바로 여러분"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미국을 다시 한 번 부유하게, 강하게, 안전하게, 그리고 위대하게 만들자"라는 자신의 대표 슬로건을 외치며 17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마쳤다.
이날 클린턴 일정의 백미는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함께한 필라델피아 인디펜던스홀 광장 유세였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지원 유세를 위해 17번이나 전용기를 탄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도 미시간과 뉴햄프셔주에서 유세하고 필라델피아에 합류했다. 유세장엔 4만명의 인파가 운집했고,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공연도 열렸다.
트럼프는 이방카, 에릭, 도널드 주니어 등 세 자녀와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등을 지원 유세에 투입했다.
유세를 마친 두 후보는 선거 당일인 8일 뉴욕 맨해튼에 마련한 캠프로 돌아왔다. 클린턴은 맨해튼 서쪽 허드슨 강가에 있는 재비츠 컨벤션센터에서, 트럼프는 이곳에서 북쪽으로 3㎞쯤 떨어진 힐튼 미드타운호텔 연회장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볼 예정이다. 재비츠센터는 건물 천장과 외벽 전체가 유리로 만들어져 있는데, 클린턴은 '유리 천장(여성을 향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뚫었다'는 의미로 이곳을 택했다고 한다. USA투데이 등은 "선거 날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가 모두 뉴욕에 모이는 것은 1944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주별로 투표가 끝나면 플로리다, 오하이오 등 주요 경합주를 중심으로 28개 주에서 방송사가 실시한 출구 조사 결과가 차례대로 발표된다.
8일 0시(한국 시각 오후 2시)엔 첫 투표 결과가 나왔다. 1960년부터 최초 투표를 하는 전통을 가진 뉴햄프셔주의 작은 마을 딕스빌 노치에선 주민 8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개표 결과는 클린턴 4표, 트럼프 2표, 자유당 게리 존슨 1표로 클린턴이 4대2로 이겼다. 2012년 대선 후보 밋 롬니를 쓴 1표는 무효로 처리됐다. 이 마을에서 민주당이 이긴 건 1968년 휴버트 험프리, 2008년 버락 오바마 후보 이후 세 번째다. 같은 시각 투표가 진행된 인근 마을 하츠 로케이션에서는 클린턴이 17대14로, 밀스필드 마을에선 트럼프가 16대4로 이겼다. 뉴햄프셔주는 주민 100명 미만 마을이 자정에 모여 투표한 후 곧바로 결과를 발표할 수 있게 했으며 이 3개 마을 투표 결과는 뉴햄프셔주 나머지 지역의 투표가 끝나면 합산된다.
미 법무부는 전국 28개 주 투표소에 투표 과정을 감시하고 투표 방해 행위를 막을 참관인 500명 이상을 배치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