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小野大 국회… 사실상 제1야당이 총리 지명하는 셈

입력 2016.11.08 03:00

[최순실의 국정 농단]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 與·野 각 정파의 생각은

- '남겨지는 대통령 권한' 異見
민주당 "대통령은 의전만", 국민의당 "外治 권한 더 고민"

- 민주당 親文계 "김종인은 곤란"
국민의당과 민주당 非文계, 김종인·손학규 거론
새누리 非朴도 대체로 공감… 김황식 前총리 언급도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비박(非朴)계에서 김병준 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로 정국을 수습하자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에 대해 여러 정파의 생각은 조금씩 다르지만, "청와대의 결단이 늦어질 경우 파국을 맞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민주 "우리가 추천", 국민의당 "협의로"

민주당과 국민의당, 여당 비박계는 모두 김 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 혹은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후 국회에서 여야가 협의해 새 총리를 선임하자는 것이다. 다만 각론에서는 차이가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을 완전히 배제한 채, 국회가 새 총리를 선택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7일 여야 합의로 국회에 총리추천위원회를 두고 새 총리 후보를 물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속내는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에서 사실상 제1 야당이 추천한 인사가 총리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지도부 의원은 "새누리당, 국민의당과도 논의는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우리가 추천한 인사가 총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진정한 여야 합의를 위해서는 이정현 대표 등 여당 친박 지도부의 퇴진도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脫黨)한 뒤 여야와 함께 새 총리 선임에 관한 협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총리 임명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탈당하고 '2선 후퇴'만 선언한다면 여야의 총리 관련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며 "다만, 앞으로 하루 이틀 사이에 탈당과 총리 지명 철회 등의 결단이 나오지 않으면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당 비박계도 대체로 국회가 동의하는 사람이 총리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무성 의원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김병준 총리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대통령은 여야가 정치적으로 합의한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즉각 수용한 뒤 총리 추천권을 국회에 넘겨야 한다"고 했다. 비박계 일각에선 "100% 여야 합의를 고집하면 총리 임명과 정국 수습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나경원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여야 지도부가 만나서 의논하고 영수회담을 열어 의논해야 한다"며 "수차례 협의에도 의견 조율이 안 된다면 논의됐던 후보 중 국민이 납득할 만한 사람을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추천 총리'로 정치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은 민주당 김종인 의원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다. 민주당 비문(非文) 진영과 국민의당은 물론 여당 비박계에서도 "장단점이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만하다"는 반응이다. 비박계에서는 호남 출신의 김황식 전 총리를 거론하기도 한다. 문재인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여야가 합의 가능하고, 중립적이며, 경제를 잘 아는 인물 정도의 원칙만 세우고 있다.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친문(親文) 일부에선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를 추천하면서 "문 전 대표와 대립해온 김종인 의원은 곤란하다"고 하고 있다.

◇대통령에게 남길 권한은?

'국회 추천 총리'가 현실화될 경우, 박 대통령은 정치는 물론 경제·사회 등과 관련한 내치(內治)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다. 내각도 국회 주도로 구성된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외교·안보 등 외치(外治)에서도 박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의전(儀典) 대통령'으로만 남은 임기를 채우라는 것이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우리가 말하는 '전면적 2선 후퇴'는 내치는 물론 외치에도 해당된다"며 "대통령에게 어떤 권한을 남길 것인지에 대해서도 국회가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민의당은 외치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에 대해 다소 유연한 입장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내치는 더 말할 것도 없지만 박 대통령의 외치 관련한 권한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여당 비박계는 총리가 내치를, 박 대통령이 외치를 전담하는 과도적 '이원집정부제' 형태를 주장하고 있다.




[인물 정보]
김병준, '지명 철회' 사실상 수용? 출근 대신 국민대 강의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