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9시 55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타고 온 검은색 제네시스 승용차가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도착했다. 우 전 수석이 차에서 내려 포토라인에 섰다. 우 전 수석 처가(妻家)와 넥슨의 1326억 강남땅 거래를 둘러싼 의혹이 7월 18일 본지에 처음 보도된 지 111일 만이다.

취재진 100여 명에 둘러싸인 우 전 수석은 질문이 쏟아지자, "잠깐만"이라고 끊더니 "오늘 검찰에서 물어보는 대로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그의 오른쪽 옆에 바싹 붙어 있던 한 여기자가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묻자, 눈을 감았다 뜨며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돌려 기자를 한참 동안 노려봤다.

다시 정면을 응시한 그는 "자, (이제) 들어갑시다"하며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그 뒤로도 최순실씨와의 관계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우 전 수석은 "검찰에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 "들어갑시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가족회사 질문한 기자에… - 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에게 질문을 한 기자를 쏘아보고 있다. 그는 ‘가족회사 정강의 공금을 유용한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묻는 기자를 1~2초간 직시한 다음 “자, 들어갑시다”라고 말하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째려보고 들어간 우병우 조사마치고 당당히 귀가]

인터넷 등에선 "아직도 자기가 청와대 민정수석인 줄로 착각하나 보다" "어떻게 사과 한마디 없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검찰은 우 전 수석 소환 때 불상사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검찰 수사관 대여섯 명을 청사 1층에 대기시켰다. 포토라인을 벗어난 우 전 수석은 수사관들의 안내를 받아 서울중앙지검 검색대를 통과한 뒤 한 수사관과 얘기를 나누며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갔다.

우 전 수석은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특별수사팀 팀장인 윤갑근 대구고검장의 사무실에 잠시 들러 차를 마시며 면담을 나눴다고 한다. 통상 VIP들을 조사하기 전에 검찰이 해 온 '관례'지만, "부적절했다"는 말이 검찰 내부에서도 나왔다. 한 부장검사는 "우 전 수석이 검찰 간부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해 수사팀이 '성의 표시'를 한 것 같은데, 상황의 엄중함을 전혀 못 느끼는 듯하다"고 했다. 우 전 수석 조사는 김석우 특수2부장이 주로 담당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밤 "조사할 내용이 많아서 자정을 넘겨서까지 조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우 전 수석은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7월 20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검찰이 부르면 나가겠다. 그러나 할 말은 '모른다' '아니다'밖에 없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