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근의 경제학 책갈피] "평판 쌓는 데 20년 걸리지만… 무너지는 덴 5분도 안 걸려"

조선일보
  •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입력 2016.11.05 03:00

    요시 셰피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프리이코노미북스)는 다양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강조한다.

    저자 요시 셰피 MIT 교수는 심각한 위기를 겪었던 월마트, 인텔, GM, P&G, 시스코, 스타벅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 사례를 바탕으로 "리스크에 대한 예방·감지·대응을 준비하기 위해 비즈니스 연속성, 리스크 관리, 회복탄력성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사업이 중단되는 상황에서 회복의 속도를 높이고 부정적 파급효과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판을 쌓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데는 단 5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이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한 말이다. 이 책의 다양한 리스크 중에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평판 리스크'와 관련된 얘기다. 하루 6센트를 받으며 나이키 축구공을 바느질하는 파키스탄 소년의 사진 한 장이 1996년 '라이프'지의 표지에 실렸다. 이 사진은 세계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며 나이키 불매운동을 촉발시켰다. 나이키는 그해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날렸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6년여에 걸쳐 대규모 사회 공헌 활동을 펼쳐야만 했다. 중국 선전의 폭스콘에서 벌어진 공장 근로자들의 집단 자살 사태 이후 이 회사 역시 주식 가치의 절반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이처럼 평판 리스크는 재무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는 데다가 나이키 사례에서처럼 회복에 상당한 시간도 소요된다.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얼마 전 조선일보 1면에 '국민 90% 한국 경제 위기 상황'이라는 평가가 보도됐다. 지금은 위기 상황. 이처럼 불확실한 위기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대에 조직이나 기업은 위기를 회피하기보다 오히려 익숙해지고 숙련해야 한다. 위기에 대비하고 투자하지 못해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은 사라지게 되지만 예측 불가능한 위기일지라도 예방·감지·대응에 투자한 '회복탄력적' 기업은 위기를 중대한 변화의 기회로 삼아 오히려 도약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인용한 니체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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