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회사인 '더블루K' 밀어준 문체부, 공공기관 41곳에 "장애인 실업팀 만들어라"

조선일보
  • 엄보운 기자
    입력 2016.11.03 03:00

    [최순실의 국정 농단]

    "장애인 스포츠 에이전시 활용하라" 공문 보내 종용
    국내 등록 업체는 더블루K뿐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 산하 공공기관 41곳에 세금 감면과 공공기관 평가 시 가점(加點)을 준다는 등의 인센티브를 주겠다며 '장애인 실업팀 신설'을 밀어붙였던 것으로 2일 드러났다. 공공기관 가운데 임직원이 1000명을 넘는 곳은 모두 장애인 실업팀을 창단하도록 정부가 종용했다는 것이다. 본지가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공문을 보면 문체부는 "올해 8월 기준 정부 산하 공공기관 장애인 실업팀은 3곳에 불과하다"며 "직장인 1000명 이상 공공기관에 장애인실업팀 창단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자료에는 공공기관 41곳의 명단도 실려 있다.

    문체부는 실업팀 창단 대상에 보낸 공문에서 "장애인 스포츠 에이전시 업체를 활용하라"고 했다. 이에 따라 문체부가 거론한 장애인 스포츠 에이전시는 최순실씨가 만든 업체인 '더블루K'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국내에 이 같은 사업 목적을 갖고 등록한 업체는 더블루K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장애인 스포츠 쪽은 경쟁 기업이 없는 독점 시장이기 때문에 장애인 실업팀이 늘어나면 더블루K의 매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실제 더블루K는 공기업인 GKL이 만든 장애인 펜싱팀의 선수 계약, 훈련, 대회 참가 업무를 대행하며 지난 5월과 6월 두 달간 6848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스포츠 마케팅 업체 관계자는 "장애인 실업팀이 (문체부 계획대로) 40군데 정도 생겨나면 연간 8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문체부는 "장애인 실업팀을 창단하면 팀당 1억5000만원씩, 선수당 2500만원씩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7년간 전체 운영비의 30%까지 세금을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결국 최순실씨의 회사에 이득을 주기 위해 나랏돈까지 투입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기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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