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Blinken·사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8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특강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가장 최근의, 그러나 마지막은 아닌 조치"라고 부르며 "만약 북한의 위협이 계속된다면 향후 그 외의 추가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도쿄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마치고 방한한 블링컨 부장관은 "우리는 계속해서 스스로와 동맹을 보호하려는 방어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조치들이 사드처럼 중국을 겨냥하지 않는데도 중국이 싫어할 가능성이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부장관은 "중국은 대북 제재에서 특별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우리가 북한 정권에 대해 일관적이고 포괄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면 김정은이 핵·미사일 개발과 경제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핵무장론에 대해 블링컨 부장관은 "내 판단으로는 한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의 방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렇게 노력하는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라고 말했다.

블링컨 부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에서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을 만났다. 양측은 "북한을 결코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현재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 중인 대북 추가 제재에 석탄 수출 통제 강화 등 좀 더 실효적인 조치가 포함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 인권 문제 공론화와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 차단, 북한의 외교적 고립 등을 위해서도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블링컨 장관은 29일 베이징에서 중국 당국자들과도 만나서 대북 제재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