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北인권안에 '해외노동자 착취' 첫 포함

    입력 : 2016.10.29 03:00

    [결의안 상정… 인권유린 김정은 책임 명확히 한'지도층'표현도]

    '남북 대화' 문구는 빠져… 12월 총회서 표결로 채택

    올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에 북한 해외 노동자 착취를 우려하는 문구가 처음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북한 인권 유린의 책임을 지적하는 조항에 '지도층(leadership)'이란 표현을 새로 넣어 김정은 지도부를 직접 겨냥했다.

    유엔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이 유엔 총회에서 인권을 담당하는 제3위원회에 상정됐으며 유엔 회원국에 회람됐다고 밝혔다. 제3위원회는 다음 달 15일쯤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로 결정하고, 12월 유엔 총회에서 채택 여부를 확정한다. 2005년 이후 북한인권결의안은 매년 유엔에서 채택됐다.

    올해 초안은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이 "강제 노역(forced labour) 상황에서 당하는 착취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초안에 북한의 해외 노동자 착취 문제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정권은 노동자를 중국·러시아·중동 등 해외로 보내 매년 5억~10억달러를 벌어들이며 이 돈을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하고 있다.

    최근 북한 해외 노동자의 인권 문제가 집중 조명되면서 쿠웨이트는 북한 고려항공의 운항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북한 노동력의 추가 수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북한의 해외 노동력 차단은 한·미·일이 북한 돈줄을 죄기 위해 추가로 준비 중인 독자 제재에도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악의 인권 범죄국인 일본이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까지 빗장을 지르려는 것은 또 한 차례의 인권 유린 범죄"라고 말했다. 일본을 걸어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을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의안에는 인권 탄압에 대한 김정은의 책임을 좀 더 명확히 하는 '지도층'이란 표현도 추가됐다. 지난해까지는 "북한 최상층의 정책에 따라 인권 범죄가 저질러졌다"고만 기술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결의안에서는 "북한 최상층의 정책과 지도층의 통제 아래 있는 기관에 의해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됐다"는 표현이 추가된 것이다. 사실상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의 최고 책임자로 김정은을 지목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 북한 인권 유린의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결과를 거론하며 "북한 지도층에게 반인도적 범죄를 막을 책임이 있다"고 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우려의 표현도 처음 들어갔다. 결의안은 "북한이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에 재원을 전용한 것이 주민들의 인권 및 인도적 상황에 미치는 영향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는 김정은 정권이 기록적인 홍수 피해 속에서도 5차 핵실험을 강행했다고 비판한 한국 등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삽입됐던 "북한 인권 향상을 위한 남북 대화의 중요성을 주목한다"는 문구도 달라졌다. 올해에는 "남북대화(inter-Korean dialogue)"라는 표현이 빠지고 "북한 인권 향상을 위한 대화의 중요성을 주목한다"라고만 했다. 정부 당국자는 "현실적 변화가 없이 대화를 위한 대화는 적절하지 않다는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은 최근 '송민순 회고록'에서 논란이 됐던 사안이다. 2007년 당시 노무현 정부는 '남북관계 특수성'을 이유로 표결에 기권했지만,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 문제를 남북관계를 떠나 인류의 보편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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