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에도 崔의 그림자? "공천, 하늘서 내려왔다"

조선일보
  • 이옥진 기자
    입력 2016.10.29 03:00

    [최순실의 국정 농단]

    與 관계자들 "박근혜 한나라黨대표 때 뭔가 이상했는데, 이제야 퍼즐 풀리는 기분"

    "19代총선 비례명단 내려왔는데 납득이 안 간다는 말 많았다…
    기자회견 10시에 하는데 확정 연설문 5분前에야 오기도"

    "黨출신을 대표 수행비서로 안 써
    이영선 前행정관 데려오고 崔PC 명의자 김한수 행정관도 2012년 돌연 朴캠프에 나타나"

    "박근혜 대표 시절 당직자들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일은 박 대표가 어디선가 데려온 사람들이 했다."

    "공천은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얘기가 있었다. 우린 (명단을) 인쇄만 했다."

    黨에도 崔의 그림자?
    /김성규 기자
    28일 본지 취재에 응한 새누리당(전신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박근혜 대표 시절 당 운영에서 고개를 갸웃대게 하는 점이 적지 않았는데 이제야 퍼즐이 풀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이들은 퍼즐의 마지막 조각으로 최순실씨를 꼽았다.

    복수의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재임 후반기인 2005년 말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비선 조직 '삼성동팀'이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다. 당시 당 사무처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당 사무처에서 대표실로 뭔가 넘어가면 피드백이 오는데 기본적으로 3일은 걸렸다"며 "모든 것은 그쪽에서 아주 천천히 결정했다. 말할 수 없는 자괴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토론회에 나갈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도 결정을 안 해주더라. 당시 이재만 보좌관(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제대로 된 설명도 못 했다"고 했다.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이 꽁꽁 싸여 있었다"고도 했다.

    2012년 대선 캠프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당시 공보 업무를 맡았던 인사는 "박근혜 후보가 2~3일에 한 번씩 기자회견을 했는데,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하는데 최종 확정 연설문이 당으로 넘어오는 게 오전 9시 55분 정도였다"고 했다.

    당시 정호성 비서관(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은 "수정을 하느라 늦는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관계자는 "고쳐서 온 걸 보면 단어를 몇 개 바꾼 수준이거나 이상한 문장이 추가되는 수준이었다.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일을 늦게 하지?'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대표(비대위원장) 시절 당 사무처 출신 수행비서를 쓰지 않았다. 최순실씨와 함께 '강남 샘플실' 동영상에 등장했던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은 박 대통령이 경호원으로 데려온 인물이다.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 명의자 김한수 청와대 행정관도 2012년 돌연 박근혜 캠프에 나타났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당 사람들을 쓰지 않고 어디선가 데려온 사람들을 썼다"며 "경호원, 수행비서 등 바로 옆에서 모시는 사람들은 대부분 당과 관련이 없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던 19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이상한 정황이 있었다고 한다. 한 당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실에서 당선 가능권 비례대표 명단이 내려왔는데 '납득이 안 간다'는 말이 많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 보니 공천에도 최순실씨가 일정 부분 관여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당시 '당의 정무적 판단'이란 이유로 컷오프(공천 배제) 됐던 전직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캠프에 있으면서 최태민 관련 의혹을 많이 언급했었다"며 "이제 와 보니 최순실씨가 제게 이를 갈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새누리당 당명 결정 과정이 미심쩍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2년 1월 26일 비공개로 진행된 비상대책회의에서 당명을 바꾸기로 하고, 일주일 만인 2월 2일 '새누리당'으로의 당명 변경이 의결됐다.

    당시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의원은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며 반대했고, 다른 의원들도 "특정 교회 이름과 비슷해 종교적 냄새가 난다" "강아지 이름 같다" 등 반대 의견을 냈으나 결국 당명은 추인됐다. 한 전직 의원은 "당시의 당명과 관련해 의원들 사이에선 말이 많았고, 그때 최순실씨 이름도 등장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당명은 당시 홍보본부장으로 영입된 유명 광고 카피라이터 조동원씨가 작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씨는 본지 통화에서 "당명은 내가 밀어붙인 것이고, 최순실씨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했다. 그는 다만 "수년간 이 정부를 만들기 위해 헌신했는데 그 뒤에 최순실이 있었다면 너무나 참담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김무성 의원은 기자와 만나 "최순실을 본 적은 없지만 존재는 알고 있었다"며 "박 대통령 옆에 최순실이 있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딨느냐. 그걸 몰랐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했다. 최씨와 관련해 의아한 점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내가 지금 어떻게 말하겠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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