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軍과 경제팀 나라 지켜달라

조선일보
입력 2016.10.29 03:45

최순실씨 하수인 역할을 해온 김종 문화체육부 차관이 2014년 6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최씨에게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 3명을 추천했고 실제 이 중 1명이 나흘 후 장관 내정자로 발표됐다고 TV조선이 28일 보도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연일 폭로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26~27일 기준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14%까지 떨어졌다.

많은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한편으로 커다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 상태에서 북한이 도발하거나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걱정이다. 1997년 김영삼 대통령이 아들 비리와 노동·금융관계법 파동으로 큰 타격을 입은 지 몇 달 뒤에 외환 위기가 닥쳐왔다.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북이 또 한 차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탄 발사와 같은 전략적 도발을 한다면 미국의 정권 교체기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대선이 9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 위중한 상황에 우리 대통령은 식물 상태로 전락하고 국정은 마비됐다. 북의 김정은 집단은 이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전략적 도발이 아니더라도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국지 도발로 우리 사회를 완전히 흔들어놓을 수도 있다.

며칠 전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이 "북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적으로 언급했다. 충격적인 말이다. 그의 말대로 미국이 북핵 폐기를 포기하고 북한과 핵 동결 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이 제재와 압박에 의한 북핵 폐기를 포기한다는 뜻은 직접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이든 위기다. 지금 믿을 것은 우리 군(軍)밖에 없다. 비록 국정은 무너졌지만 장병들만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 정부가 다시 정상화될 때까지 나라와 국민을 지켜주기를 당부한다.

우리 경제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한 발만 삐끗해도 걷잡을 수 없게 될 수 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과 대형 부실이 예상되는 업종 대비에 차질이 있어선 안 된다. 부동산 동향도 심각하다. 유일호 경제팀은 약체라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지금은 모든 지혜와 능력을 짜내야 할 때다. 겹겹의 위기다. 경제를 맡고 있는 책임자들은 앞으로 몇 달간 비상 대기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박 대통령이 이날 밤 비서실에 대한 일괄사표를 지시했다 한다. 후속 조치들이 속도감 있게 이어져야 한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