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차은택, 김종덕·김상률 통해 利權 주물렀나

조선일보
  • 최경운 기자
    입력 2016.10.24 03:00 | 수정 2016.10.24 06:42

    [최순실 의혹] '4인 커넥션' 의혹 밝혀야

    - 2014년 8월
    김종덕, 문체부 장관에 취임
    차은택, 문화융성위원 위촉
    김상률, 석 달 뒤 靑 수석에

    - 2015년 車씨 승승장구
    밀라노 엑스포 총감독 맡고 정부 창조경제추진단장 취임
    각종 문화 정책·사업 개입설

    2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에 소환된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 김형수 연세대 교수와 K스포츠재단 김필승 이사는 최순실(60)씨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운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풀어야 할 '첫 단추'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특히 김 교수는 최순실씨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광고 감독 차은택(47)씨의 추천으로 미르재단 이사장에 올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씨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홍익대 대학원 제자이고,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차씨의 외삼촌이다. 이런 차씨를 최씨에게 처음 소개한 인물은 최씨의 측근이자 K스포츠재단 설립·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고영태(40)씨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정부 고위직에 임명된 2014년부터 최근까지 각종 문화 정책과 투자가 이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미르·K스포츠재단 등이 설립됐다. 검찰이 이와 관련된 각종 의혹의 진위를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가려낼 수 있는지가 이번 수사의 핵심이다.

    미르재단 곳곳에 차은택 인맥 포진

    이날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김 교수는 지난해 10월 미르재단 출범 때 초대 이사장으로 위촉됐다가 미르재단 등의 대기업 모금 문제가 불거진 지난달 초 물러났다. 김 교수가 이번 사건에서 주목받는 건 그가 현 정부의 '문화계 황태자'라 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차은택씨의 대학원 은사란 점 때문이다. 검찰도 김 교수가 이사장에 취임한 배경에 차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르재단에는 김 교수 말고도 차씨 인맥이 여럿 포진해 있다. 지난해 10월 미르재단 출범 직전 재단 사무실 임차 계약을 맺은 김성현(43)씨가 차씨의 측근이고, 최근 미르재단 관련 의혹을 폭로하고 있는 이성한 전 미르 사무총장도 차씨가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르재단과 관련해 공식 직함을 갖지 않은 차씨가 이처럼 미르재단 주요 자리에 측근이나 지인들을 앉혀놓고 자신은 밖에서 재단 사업을 수주해 이권을 챙기려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차은택 현 정부 문화 사업에 막강 영향력 의혹

    특히 차씨는 미르재단 설립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던 김종덕씨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도 친분이 깊다. 차씨는 김 전 장관이 광고 제작 업체에서 감독을 할 때 밑에서 일한 인연이 있고 홍익대 영상대학원 사제(師弟)지간이며, 김 전 수석은 차씨의 외삼촌이다. 야당에선 이런 점 등을 들어 "차씨가 김 전 장관과 김 전 수석을 배경으로 현 정부 문화 관련 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는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소환된 前 미르 이사장과 K스포츠 이사 -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소환된 김형수(왼쪽) 전 미르재단 이사장과 김필승(오른쪽) K스포츠재단 이사가 23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소환된 前 미르 이사장과 K스포츠 이사 -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소환된 김형수(왼쪽) 전 미르재단 이사장과 김필승(오른쪽) K스포츠재단 이사가 23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고영태씨가 차씨를 최순실씨에게 소개해 준 때는 2014년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장관이 부임한 때는 2014년 8월이고, 차씨도 8월에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에 위촉됐다. 차씨의 외삼촌인 김 전 수석은 그로부터 석 달 뒤인 2014년 11월 교문수석에 발탁됐다. 이후 차씨는 2015년 밀라노 엑스포 총감독 역할을 맡았다. 차씨는 2015년 4월에는 정부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에도 취임했다. 그해 12월 임명된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도 차씨와 같은 주소에서 회사를 운영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들은 "김 전 장관과 김 전 수석은 발탁 당시부터 배경과 이유에 대해 의문이 이어졌다"며 "차씨가 김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의 도움을 받았다기보다 두 사람이 오히려 차씨 덕을 본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고영태가 차은택을 최순실에게 소개

    검찰 수사가 최순실씨에게 다가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중요 인물 중 또 한 사람이 고영태씨다. 차씨를 최씨에게 처음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고씨는 최순실씨가 지난 1월과 2월 독일과 한국에 각각 세운 '더블루K'란 회사의 이사로 올라 있는 최측근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들고 다녀 유명해진 가방 제조사 '빌로밀로' 대표이기도 하다. 더블루K는 K스포츠재단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기 위해 설립된 페이퍼컴퍼니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고씨는 지난 2014년 7월 최씨와 '고원기획'이란 회사를 세우기도 했다.

    또 차은택씨의 측근 김성현씨 이름도 최순실씨가 벌인 사업 곳곳에서 고씨와 함께 등장한다. 김씨는 고원기획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고 최씨가 2015년 1월부터 서울 강남에서 운영하다가 지난 8월 폐업한 '테스타로싸'란 커피점 운영사(존앤룩C&C)의 이사로 등재됐던 사실도 확인됐다. 야당에선 이런 점 등을 들어 "최순실씨가 '고영태·차은택·김성현' 같은 측근들을 내세워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한 것 아니냐"고 하고 있다. 하지만 고영태씨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근 최순실씨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폭로하고 있기도 하다. 차씨에 대한 최씨의 의존도가 높아지자 고씨와 이씨가 불만을 갖게 되면서 사이가 벌어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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