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에겐 MCN이 '대세'…유튜브 넘어 메이저 방송시장 넘본다

    입력 : 2016.10.22 11:07

    태블릿으로 CJ 다이아TV '허팝TV' 영상을 보는 초등학생 남매./CJ E&M 제공

    10대들이 TV 앞에서 사라지고 있다. MBC에브리원 박성호 제작센터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대 시청자들이 모바일 등 온라인 소비 형태를 보이면서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점점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TV 앞에서 사라진 이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언제 어디서든 자기들이 좋아하는 영상을 본다. 시장조사기관 닐슨 코리안클릭이 지난 2016년 2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동영상 총 이용 시간은 2014년 약 160억분에서 2015년 약 210억분으로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통신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찾아온 것은 아니다. 10대들이 보고 싶어하는 영상이 인터넷에만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른바 MCN(다중채널네트워크)이라 불리는 새로운 영상 콘텐츠에 10대들이 열광하고 있다. ‘대도서관’, ‘양띵’ 등의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이들의 영상은 크리에이터 1인당 1일 평균 수십만 회에서 많게는 100만회 이상 재생된다. 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박사는 “MCN이 주류시장이 버리고 포용하지 못했던 10∼20대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 성공했다”고 말했다.

    '도티&잠뜰TV' 방송 화면./애니맥스 방송화면 캡쳐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던 MCN은 메인 방송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케이블 채널 ‘애니맥스’는 지난 5월부터 ‘도티&잠뜰TV’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마인크래프트’라는 가상현실 게임을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플레이해 유튜브 구독자 합이 200만명에 육박하고, 총 동영상 클릭 수는 11억회가 넘는 ‘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 TV에 등장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도티&잠뜰TV’는 7월 평균 시청률 2.628%(조사기관 AGB닐슨)를 기록했다. 이는 유명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 ‘집밥 백선생’, ‘쇼미더머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치였다. ‘도티’와 ‘잠뜰’이 소속된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이필성 대표는 “지금 10대들에게 MCN 영상은 30대들의 가요톱텐이나 무한도전이다”라고 설명했다.

    MCN이 하나의 콘텐츠 산업으로 확대되고 자리를 잡으면서, 기존 미디어들이 MCN으로 역(逆)진출하는 양상도 생겼다. 2015년 KBS가 ‘예띠 스튜디오’라는 MCN 서비스를 시도한 데 이어 SBS는 최근 모바일 브랜드 ‘모비딕’을 만들고 MCN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표 콘텐츠는 개그맨 양세형을 앞세운 ‘숏터뷰’다. 조영신 박사는 “지상파 방송국 같은 대형 사업자들도 이 시장을 외면할 수 없다는 반증”이라며 “MCN 사업자들이 개척한 길을 큰 사업자들이 따라갈 정도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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