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의혹' 3주만에… 梨大총장, 130년 만의 첫 불명예 퇴진

입력 2016.10.20 03:00 | 수정 2016.10.20 08:57

- 최경희 총장, 의혹 확산에 부담
국정조사·특검 주장까지 나오자 결국 총장직 사퇴 카드 꺼낸 듯
- 의혹 규명 목소리는 더 커져
교수들 "정권 결탁 의혹 해명하라"
학생들 "꼬리 자르기용 사임 안돼"

'이화여대 사태' 일지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평생교육단과대(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논란과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 특혜 의혹 등으로 불거진 학내 갈등에 책임을 지고 19일 사임했다. 최 총장은 지난 2014년 7월 4년 임기의 총장에 취임했다. 아직 1년 8개월여의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대(梨大) 총장이 임기 도중 불명예 퇴진한 것은 130년 역사상 처음이다.

최 총장에 대한 사퇴 요구는 지난 7월 말부터 시작됐다. 평생교육단과대 설립에 반대하며 7월 28일부터 84일째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대 재학생들이 총장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지난달 27일 정유라씨의 입학 및 학점 특혜 의혹이 제기된 뒤에는 이대 교수들도 사퇴 요구에 동참했다. 이대 교수협의회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집단 시위를 예고하며 최 총장을 압박했다. 그러나 최 총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사실상 사퇴를 거부해왔다.

이런 최 총장이 갑자기 사퇴를 결정한 것은 '정권 비선 실세' 논란이 일고 있는 최씨의 딸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데 대해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정씨의 특혜 입학 의혹은 지난달 27일 처음 제기됐다. 의혹의 핵심은 승마 국가대표 출신인 정씨가 지난해 3월 이대 체육과학부에 승마 특기생으로 특혜 입학했다는 것이다. 이대는 원래 11개였던 체육 특기생 선발 대상 종목을 정씨가 입학한 해부터 승마를 포함한 23개로 늘렸는데, 추가된 종목에서 선발된 학생은 정씨가 유일했다. 야권 등에서는 "정씨를 위해 승마 전형을 만든 것 아니냐"고 했다. 이후 수업에 거의 출석하지 않은 정씨가 학기가 끝난 뒤 방학이 돼서야 비속어와 오탈자가 섞인 리포트를 제출했는데도 학점을 인정받았다는 '학점 특혜 의혹'도 나왔다.

야당은 지난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씨 특혜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국정조사와 특검 실시를 요구했다. 여당의 비박계 의원들도 "(최씨 모녀 의혹은) 막는다고 해서 막아질 부분이 아니다. 빨리 털고 가야 한다"며 진상 규명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결국 정씨 특혜 의혹에 대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나 특검이 실시될 경우, 현직 이대 총장이 피조사자 신분으로 소환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최 총장이 사퇴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 총장이 사퇴했지만 정씨 특혜 의혹을 규명하라는 이대 교수와 학생들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이대 교수 100여명과 재학생 5000여명(경찰 추산)은 최 총장의 사퇴 발표에도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예정대로 이대 본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교수들은 성명서에서 "총장이 사임했지만 전반적 의혹을 해명하지 못하고 있고, 박근혜 정권과 결탁한 비리 의혹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우리가 눈 똑바로 뜨고 박근혜 정권과 최경희 총장,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대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는 학생들도 "총장의 사임으로 입학 비리를 무마하려는 '꼬리 자르기'가 돼서는 안 된다. 최순실씨 딸에 대한 부정 입학 의혹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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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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