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 대기업에 '최순실 회사' 투자 권유한 의혹

입력 2016.10.19 03:00

- 崔씨, 獨에 페이퍼컴퍼니 '비덱' 세워
주주 명부에 崔씨 모녀 이름 올라… 직원 1명은 정유라씨 승마 코치
투자 권유 받은 기업 "거절했다"

- "崔씨 회사·K스포츠 유착 의혹"
"한국·독일에 '더 블루 K'도 설립, 崔씨 심복 K스포츠 직원 2명
'더 블루 K' 출퇴근하며 일해"

- TV조선 "최순실이 직접 나서 회유"
미르 前총장 만나 "조용히 있으라… K스포츠는 이미 입단속 됐다"

본지가 18일 입수한 ‘비덱스포츠 유한책임회사’의 신용보고서. 최순실씨의 개명 후 이름인 ‘최서원’과 그의 딸 ‘정유라’가 주주로 이름을 올렸으며, 직원은 정씨의 승마코치인 크리스티앙 캄플라데 1명뿐인 것으로 표기돼 있다.
본지가 18일 입수한 ‘비덱스포츠 유한책임회사’의 신용보고서. 최순실씨의 개명 후 이름인 ‘최서원’과 그의 딸 ‘정유라’가 주주로 이름을 올렸으며, 직원은 정씨의 승마코치인 크리스티앙 캄플라데 1명뿐인 것으로 표기돼 있다.

현 정권의 '비선(秘線) 실세' 논란을 빚고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자신과 승마 선수인 그의 딸 정유라씨 명의로 독일에 스포츠 마케팅 회사를 만들어 K스포츠재단 관련 사업을 하려 했다는 의혹이 18일 제기됐다. 야당 의원들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K스포츠재단이 대기업으로부터 모금한 돈이 최씨 모녀에게 흘러들어 간 정황이 확인된 것"이라며 "K스포츠재단 배후인 최씨가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 권력을 사유화한 것"이라고 했다. 김현웅 법무장관은 "관련 의혹을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본지와 각 언론사가 확인한 데 따르면, 최순실씨는 독일에 '비덱스포츠 유한책임회사'라는 회사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한 신용정보회사에 등록된 이 회사의 신용보고서 주주 명부에는 최씨의 개명 후 이름인 '최서원'과 그의 딸 '정유라'가 올라 있다. 이 기업 매니저로 기재된 크리스티앙 캄플라데는 정씨의 현지 승마 코치였다. 이 회사는 직원이 캄플라데 1명인 사실상의 '페이퍼 컴퍼니'였다. 자본금은 2만5000유로(약 3000만원)이며 주주는 최씨와 딸 2명이다.

이와 관련 경향신문은 이날 '국내 4대 그룹 중 하나인 기업 관계자'를 인용해 "K스포츠재단이 한 재벌 그룹에 '2020 도쿄올림픽 비인기 종목 유망주 지원 사업' 80억원 투자를 제안하면서 사업 주관사가 독일의 비덱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그룹 관계자는 본지 취재에 "80억원은 아니지만 그같은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 요구는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날 4대 그룹은 서로 "우리 회사는 아니고 ○○그룹"이라며 자신이 아닌 서로 다른 회사들을 지목했다.

최씨는 이 밖에도 지난 1월과 2월 한국과 독일에 '더 블루 K'라는 회사를 만들어 회장을 맡았다고 한겨레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씨의 '더 블루 K'와 K스포츠재단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면서 "K스포츠재단 직원 2명이 더 블루K에 출퇴근하면서 일했고, 이들은 모두 최씨의 심복들"이라고 전했다. '더 블루 K'의 K이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들고 다닌 가방을 만든 회사 대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K스포츠재단은 최씨의 '더 블루 K'가 설립된 지 하루 뒤에 만들어졌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18일 국회 법사위의 국정감사에서 ‘비선 실세’ 논란의 최순실씨와 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18일 국회 법사위의 국정감사에서 ‘비선 실세’ 논란의 최순실씨와 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이태경 기자

이와 관련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K스포츠재단이 재벌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최씨 일가 회사에 운영을 맡기려 한 격"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최씨 모녀의 독일 회사에 미르·K스포츠재단 돈이 흘러갔다는 의혹은 검찰이 조금만 확인하면 될 정도"라며 "이에 대해 확인조차 않으면 검찰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미르·K스포츠재단이 논란이 일자 왜 갑자기 해산을 하고 새로운 재단을 만들려고 했는지 밝혀졌다"며 "최씨 모녀가 만든 비덱에 자금이 집행된 내역을 감추기 위해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선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사건이 검찰 '특수부'가 아닌 '형사8부'에 배당된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백혜련 의원은 "피고발인만 83명이고 참고인까지만 해도 100명이 넘는 사건을 부장검사까지 포함한 3명의 검사가 수사하고 있다"며 "민간인이 국정을 농단한 비선 실세 사건을 특별팀을 구성하지 않고 3명의 검사로 수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춘석 의원은 "형사8부의 조직과 인원을 보면 이 사건과 관련된 정권 실세라고 하는 최순실·차은택, 청와대 수석, 전경련, 재벌, 관련 부처, 이화여대 등을 수사해서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우려가 된다"고 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에 대해 "검찰에서 수사 대상이나 상황을 고려해서 수사 인력을 (추가) 투입할 상황이면 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TV 조선은 "최순실씨가 미르 재단 해체 직전 재단의 이성한 전 사무총장을 만나 '조용히 있어달라'고 회유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최씨는 당시 "K스포츠재단은 입단속이 됐으니, 이 총장이 미르 재단 수습을 맡아 달라"고 했으며, 이 전 사무총장이 이 같은 대화 내용을 녹음해서 TV조선 기자에게 들려줬다. 최씨는 이목이 적은 한강 둔치로 이 전 사무총장을 불러내서 녹음 방지를 위해 몸수색을 하고 휴대전화도 뺏은 뒤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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