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無2脫… 노인환자 인격 생각하는 '존엄케어' 확산

조선일보
입력 2016.10.15 03:00

[고령사회의 뒷모습, 요양시설] [2]

"냄새·욕창·낙상·와상 없게 하고 손발 묶기·기저귀 채우기 말자"
국내 요양병원서 점차 확대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북구 포근한요양병원 4층. 인지 능력이 극도로 떨어진 중증 환자 병실에도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병실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만큼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로 가득했지만 불쾌한 냄새 없이 쾌적했다. 낙상 사고 위험이 큰 환자들 가슴에는 분홍 리본이 달려 있었다. 이런 환자가 움직일 때는 집중적으로 살펴보라는 의미다.

130여 병상 중에 손이 침대에 묶인 환자는 한 명뿐이다. 발작이 심해 보호 차원에서 묶었다. 그래도 2시간마다 억제대를 풀어서 손 운동을 시켜준다. 환자별로 복용하는 약물, 식습관, 배뇨 습성 등을 고려해 기저귀 갈아주는 시간이 다르다. 오랜 시간 기저귀가 축축한 상태로 놓이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박성휘 간호팀장은 "조리장이 함께 회진을 돌며 환자 입맛에 맞게 식단을 준비한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존엄 케어 4무 2탈
노인 환자의 인격을 생각하는 존엄 케어가 관심을 끌고 있다. 경남 창원의 희연병원은 "환자의 손발을 묶는 것은 그의 인생을 묶는 것"이라며 8년 전부터 신체 구속 폐지 운동을 펴왔다. 환자를 묶는 대신 안전 장갑을 끼워서 행동 통제가 힘든 환자가 소변줄이나 주사줄을 잡아채는 일을 막는다. 간호팀원들은 환자 행동을 자세히 파악해 미리 대처 방안을 만들고, 그래도 묶어야 한다고 판단되면 병원장 허락을 받아야 한다.

존엄 케어의 핵심은 '4무(無)2탈(脫)'이다. 불쾌한 냄새, 욕창, 낙상, 침대에 누워만 있는 와상 상태 등 네 가지가 없도록 하고 기저귀와 신체 억제에서 탈피하자는 운동이다. 노인요양병원이 발달한 일본에서 시작됐다. 울산의 이손요양병원, 희연병원, 경북 복주요양병원·경도요양병원 등에서 활발하고 점차 전국 요양병원으로 확산하고 있다.

4무2탈을 실천하는 요양병원들은 주 2회 이상 목욕을 시켜주고, 치위생사가 정기적으로 구강 케어를 한다. 환자 맞춤형 침대나 온돌을 사용하고 댄스·걷기 교실을 만들어 환자들이 침대에 오래 누워 지내지 않도록 하고 있다. 배뇨 습성을 파악해 소변을 볼 것으로 예상하는 시간에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하며, 요실금을 줄이는 골반 근육 훈련을 통해 기저귀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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