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의 전설인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은퇴 경기를 갖고 필드를 떠났다.

박세리는 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리조트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18번홀 그린에서 은퇴식을 치렀다.

박세리는 LPGA투어에서 한국인 최초로 통산 상금 1000만 달러를 달성했고, 메이저 5승을 포함해 통산 25승을 올리며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13일 인천의 영종도에 위치한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열린 2016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경기를 마친 박세리가 은퇴식에서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박세리는 이날 버디 1개를 잡았지만 보기 9개를 적어내 8오버파 80타로 현역 경기 마지막 라운드를 마치고 기권했다.

박세리가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고 18번홀 그린으로 돌아오자 갤러리들의 뜨거운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박세리는 손을 들어 답례했다.

박세리의 은퇴식에는 경기를 함께 치른 선·후배 동료들과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한 박인비도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시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박찬호와 배구 국가대표 출신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 투수 출신 선동열 전 KIA 타이거즈 감독과 개그맨 남희석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박세리가 준비된 단상에 오른 뒤 LPGA투어에서 준비한 "땡큐 세리(THANK YOU, Seri)" 영상이 전광판에 상영됐다. 박세리는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다. 1998년 US 여자오픈 당시 '맨발투혼' 장면이 나올 때는 다시 한 번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 뒤로 리틀엔젤스합창단과 인기가수 손승연이 '상록수'를 함께 불렀고, 은퇴식에 참여한 주요 인사들이 하나씩 꽃다발을 전한 뒤 포옹했다. 이어 참석자들과 함께 '셀카'를 찍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박세리는 "이렇게 많은 축복을 받으면서 은퇴할 지 생각하지 못했다. 저는 행복하고 복이 많은 사람"이라며 "많은 날들이 생각난다. 이제 선수로는 은퇴하게 됐지만 앞으로 대한민국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