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 단위 넘어 네트워크로 바라봐야"

    입력 : 2016.10.13 03:00

    ['아시아…' 책임편집자 이재열 교수]
    서울대 교수 9명 공동 연구 실어 "아시아人 시각 바탕 연구 필요"

    이재열 교수
    /오종찬 기자
    "아시아는 개별 국가를 단위로 접근해서는 제대로 볼 수 없다. 인적·물적 교류를 살필 때 아시아의 올바른 이해가 가능하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가 격변하는 아시아를 '흐름과 관계'의 측면에서 탐구한 '아시아는 통한다'(진인진)를 펴냈다. 총론(임현진·사회학과), 환경(박수진·지리학과), 발전(이근·경제학부), 조약(박원호·정치외교학부), 가족(은기수·국제대학원), 청년(김홍중·사회학과), 문화(강명구·언론정보학과), 창조성(김청택·심리학과), 사회의 질(이재열·사회학과) 등 서울대 교수 9명의 공동 연구 논문이 실려 있다. 연구·출판 책임을 맡은 이재열〈사진〉 교수에게 아시아적 시각의 가능성과 타당성을 물었다.

    ―서문에서 "그동안의 아시아 연구는 서구의 시각에서 이뤄져 왔다. 이제 아시아인 시각에서 본 아시아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아시아중심주의에 의해 또 다른 편향에 빠질 위험이 있지 않을까.

    "아시아 연구는 그간 구미 학계의 주도로 그들의 필요에 따라 진행돼 현실과 괴리감이 있었다. 반면에 아시아 학자들이 만나면 금방 공감대가 형성되고 아시아가 필요로 하는 연구가 가능하다. 아시아 학자들은 서구보다 옆나라 학자들이 무슨 고민을 하는지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실체론적 사고'가 아니라 상호 교류를 중시하는 '관계론적 인식'을 강조한다.

    "실체론으로 접근하면 국경선을 지키는 국민국가만 보인다. 이들은 국제정치라는 체스판의 행위자로 전략적 사고의 대상이다. 하지만 관계론으로 이해하면 국가의 경계가 느슨해지고 정체성도 약해지면서 네트워크로서의 아시아가 떠오른다. 지금 아시아는 유학생·노동자 등 인구 이동과 물류·자원 이동으로 경제적 상호의존이 크게 증가하고 문화·사상의 혼합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대미(對美) 관계가 중요하던 국제조약도 아시아 국가 상호 간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 책도 지적했듯이 중국의 신(新)천하주의 대두는 아시아에 난제를 던지고 있다. 중화질서가 확대된 아시아 공동체가 탄생하는 것은 아닐까.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중국몽(夢) 등 중국의 대외전략이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사실이다. 공자학원을 통한 언어와 문화의 전파, 동남아에 퍼져 있는 화인(華人)의 역할도 상당하다. '하나의 아시아'가 중국 주도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이 균형 잡힌 관계를 맺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시아는 급격한 변화로 지속 가능한 발전의 시금석이 됐다"고 썼다. 아시아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압축성장이 낳은 문제 또한 압축적이다. 그중에는 환경 등 개별 국가가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 문제가 국경을 넘기 때문에 해결도 국가를 넘어서 모색해야 한다. 그러려면 분권(分權)이 필요하다. 아시아의 또 하나 과제는 중국·인도 등 거대 국가의 진로다. 이들은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하고 빈부격차와 정치체제의 내구력 등 난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아시아의 공통 과제는 경제적 성취에 비해 행복감이 낮다는 것이다. 한·중·일이 모두 부패와의 전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싱가포르와 홍콩처럼 오랜 체질을 바꾸기 위해 강한 처방을 쓴 나라가 투명성과 경쟁력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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