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공군이 6일 남중국해 나투나(Natuna) 제도 해역에서 2000여 명의 병력과 70여 대의 공군기를 동원해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고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7일 보도했다. 이번 훈련은 최근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과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나투나 제도 일대는 인도네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9단선이 일부 겹치는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나투나 제도의 수도인 라나이를 찾아 군 관계자들과 함께 전투기들의 모의 공중전과 폭탄 투하 훈련을 참관했다. 이번 훈련에는 F16과 수호이 전투기, 허큘리스 수송기 등 인도네시아 공군이 보유한 거의 모든 전력이 출동했다고 WSJ는 전했다. 훈련은 6일부터 2주간 나투나 제도 일대에서 벌어지며, 공습과 특수부대 투입 등을 통해 적국에 점령된 나투나 섬의 활주로를 탈환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거리를 둬왔던 인도네시아가 강경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지난 6월 자국 해군이 중국 어선에 발포를 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이 사건 직후 중국 정부가 "이 해역은 중국 어민의 전통 어장이자 중국과 인도네시아 간에 해양 권익 주장이 중첩되는 곳"이라고 주장하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 발언이 나온 지 나흘 만에 나투나 제도를 방문해 함상 각료회의를 갖고, 이 해역에 대한 군사력 증강과 어업 관련 시설 확충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