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행동만 빼고… 美 '김정은 枯死작전' 할 건 다 한다

입력 2016.09.30 03:00 | 수정 2016.09.30 07:42

불법자금과 核·미사일 부품 수송 도맡는 고려항공 제재
對中수출의 절반 차지하는 석탄 봉쇄하면 北에 치명타

미국이 실질적인 군사행동을 제외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북한 압박에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안 2270호의 '약점'을 보완해 대북 봉쇄망을 촘촘하게 하고, 각국에 북한과의 외교관계 단절·격하까지 요청했다. 또 북한에 핵 개발 관련 물자를 건네준 혐의로 중국 기업과 기업인을 기소한 데 이어, 다른 중국 기업과 북한 기업도 조사 중이다. 정밀 타격(surgical attack) 같은 물리력만 동원하지 않았지, 이란 핵개발 저지 때보다 더한 수단을 다 쓰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28일(현지 시각) 연방상원 외교위 아·태 소위 청문회에서 대북(對北) 제재 추진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안보리 제재에서 예외로 뒀던 민생 목적의 석탄·철광석 수출부터 막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이 이를 통해 연간 1조원이 넘는 돈을 벌어 핵 개발에 쓰고 있는데 마냥 놔둘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새로 논의되고 있는 유엔 안보리 제재안을 통해 북한의 석탄과 철광석 수출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북한에 대한 석유 수출 금지 조치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의 핵 개발 때도 쓰지 않았던 외교 봉쇄 카드도 끄집어냈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은 각국과의 회담, 방문 등 외교적 활동을 통해 자국이 국제적으로 합법적인 주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며 이를 제지하도록 전 세계 미국 공관장들에게 지시했다.

앞서 미국은 북한에 핵 개발 관련 물자를 제공한 혐의로 랴오닝 훙샹그룹과 이 회사 마샤오훙 대표를 기소하는 등 법적 조처를 했고, 다른 중국 기업도 조사 중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은 보도했다. 대니얼 프리드 국무부 제재담당 조정관은 한발 더 나가 북한의 고려항공에 대해 직접 조치를 취할 뜻도 비쳤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 등이 고려항공의 착륙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축소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미국은 고려항공이 사실상 북한군 소속의 군용기로 불법 자금과 핵·미사일 관련 부품 수송을 도맡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한·일 핵무장론'을 은근히 끄집어내 중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러셀 차관보는 "중국은 현재 한국이나 일본이 미국의 핵우산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핵 능력 보유를 추진할 위험성에 대해 매우 신경 쓰고 있다"며 "이런 점이 중국의 대북 압박 노력을 배가하는 데 있어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의 이런 전방위 압박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현실화하는 것을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전략인 '전략적 인내'로만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제외한 외교·경제·정보·인권 등 '대북 4종 세트'를 총동원해 북한을 사면초가로 몰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가 넉 달도 남지 않았지만, 대북 '올가미 정책'은 차기 미국 정부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안보부서 당국자는 "김정은의 '핵 폭주' 속도로 볼 때 앞으로 2년 안에 미국이 실질적인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이 방식밖에 없다는 뜻이다.

문제는 중국이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결국은 북한 정권의 불법 행위를 방조하고, 북한의 인권 위반 상황을 용인한 중국을 압박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핵 문제의 유래와 핵심 원인은 중국에 있지 않다"며 "북핵 문제의 실질은 북·미 간 모순으로, 미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진징이(金景一) 중국 베이징대 교수도 "북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게 중국의 인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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