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방위비 더 내야"… 클린턴 "韓美 방위조약 존중"

    입력 : 2016.09.28 03:00 | 수정 : 2016.09.28 07:50

    [美대선 1차 TV토론]

    - 클린턴·트럼프 쟁점마다 충돌
    트럼프 "美, 손해보면서 세계경찰 될 순 없어… 보호무역 통해 우리 일자리 지켜야… 클린턴은 대통령이 될 얼굴 아니다"
    클린턴 "동맹국에 상호방위 확인시켜줘야… 세계인구 5%인 美, 95%와 교역 필요… 트럼프는 여성·인종 차별주의자"

    26일(현지 시각) 뉴욕주(州)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90분 TV 토론은 각종 현안에 대한 한 치의 양보 없는 격돌이었다. 방위비 분담과 북핵(北核) 문제 같은 한반도 이슈도 쟁점이었다.

    26일 미국 뉴욕주(州)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린 미국 대선 첫 TV 토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오른쪽) 후보는 일자리·납세·이메일 스캔들·핵 확산 등 다양한 이슈를 놓고 90분간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공방을 벌였다.
    26일 미국 뉴욕주(州)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린 미국 대선 첫 TV 토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오른쪽) 후보는 일자리·납세·이메일 스캔들·핵 확산 등 다양한 이슈를 놓고 90분간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공방을 벌였다. /AFP 연합뉴스
    클린턴은 트럼프가 주장해온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용인론'을 거론하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위협적인 핵무기에 무신경한 트럼프의 태도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점을 둔 지구온난화보다 핵무기가 중대한 위협이라는 클린턴 주장에 동의한다"고 살짝 비꼬고는 '안보 무임승차론'을 끄집어냈다. 그는 "미국이 일본과 독일·한국·사우디아라비아 등을 방어해주는데 그들은 충분히 돈을 내지 않고 있다. 미국이 손해를 보며 안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공평한 몫의 대가(방위비 분담금)를 지불하지 않으면 해당 국가는 자기방어를 해야 한다. 미국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세계 경찰'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클린턴은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과 맺은 상호 방위조약을 존중한다는 것을 동맹국들에 확인시켜주고 싶다"고 했다.

    북핵 위협에 대해 트럼프는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최근 타결한 이란 핵협상 때 북핵 문제를 연계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가 북한이라는 취지였다. 이에 클린턴은 "이란 핵협상은 이란 핵시설에 접근할 수 있게 된 매우 성공적인 협상"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를 통해 미국 내 일자리를 보호하고 새롭게 창출하겠다고 공언한 반면 클린턴은 "세계 인구의 5%를 차지하는 미국은 나머지 95%와 교역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그동안 쇠락한 공장 지대인 중서부의 러스트벨트(Rust Belt)를 의식해 자신이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하는 등 보호무역 성향을 보였는데, 이날 토론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무역 쪽이었다. 세금 정책과 관련해서도 클린턴은 부자 증세를, 트럼프는 감세를 주장해 이견을 보였다.

    인신공격성 발언도 난무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을 향해 "대통령이 되려면 강한 체력이 필요한데 스태미나도 없고, 대통령이 될 얼굴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클린턴은 트럼프를 '여성·인종차별주의자'라고 규정하고는 "트럼프는 과거 여성을 돼지·굼벵이·개로 불렀다"고 맞받았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연방 상원 의원, 국무장관 등을 거쳐 경험이 많다고 '자랑'하는 데 대해 "경험이 많지만 나쁜 경험이 많다"고 비꼬았고, 클린턴은 백만장자 트럼프의 시작은 아버지가 준 1400만달러였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금수저'론을 꺼내 들었다. 클린턴이 카지노 파산, 건설업자 보수 미지급 등 사업 관련 문제를 제기하자 트럼프는 표정이 굳어졌고, 그때마다 "Wrong(틀렸다), Wrong"이라고 끼어들며 해명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권력 유착 의혹이 제기된 클린턴재단 등에 대해 아무런 공세도 펼치지 않는 등 시종일관 방어에 치중했다.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공세를 한 번 펼쳤는데, 클린턴이 "내 실수였다"고 시원하게 인정해버리는 '스펀지 전략'을 쓰자 속수무책이었다. 클린턴은 일자리 답변 전에는 갑자기 "도널드 트럼프! 당신과 함께 (토론)하게 돼 반갑다"고 말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들어 불가측성이 트레이드 마크인 트럼프를 오히려 당황스럽게 했다.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의 발언 시간은 클린턴이 37분, 트럼프는 42분이었다. 클린턴이 공격하고 트럼프가 방어하는 분위기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는데,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클린턴이 트럼프를 약 올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비즈니스 파산 경력과 이라크전 찬성 발언, IS 격퇴 비밀 전략 등에 대한 공격을 퍼붓자 트럼프가 냉정함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2차 TV 토론은 10월 9일 CNN의 앤더슨 쿠퍼와 ABC의 마사 래대츠 기자의 사회로 미주리주(州)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워싱턴대에서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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