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지난 25일 전투기 40여 대와 폭격기 등을 동원해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사이에 있는 폭 250㎞의 미야코(宮古) 해협을 넘어 서태평양에서 대규모 비행 훈련을 벌였다. 이 해역은 중·일이 영유권 갈등 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가까운 곳이다. 일본 정부는 이 해협 일대 섬들에 사거리 300㎞ 정도의 신형 지대함 미사일 배치를 추진 중이다. 이번 훈련은 일본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한 중국의 경고와 견제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선진커(申進科) 중국 공군 대변인은 이날 "중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훙(轟)-6K, 러시아제 최신 전투기 수호이(Su)-30, 공중급유기 등 총 40여 대가 서태평양 상공에서 전투 순항 훈련을 벌였다"고 밝혔다. 중 공군기들은 동중국해에서 남동 방향으로 비행, 미야코 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진출했다가 동중국해 쪽으로 돌아왔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날 훙-6K 등의 훈련 사진을 공개했다.
같은 날 일본 방위성도 "중국 공군기 8대가 이날 오전 미야코 해협 상공을 왕복 비행해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다"고 발표했다. 일 방위성은 "중국 전투기가 이 해협을 통과한 것은 처음"이라며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이 서태평양 상공에서 비행 훈련한 것은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중국 공군은 지난 12일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바시 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에서 원양 훈련을 실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26일 "만약 영공 침범이 발생한다면 국제법 및 자위대법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