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는 내년 대선을 약 1년 3개월 앞두고 '다음 대통령, 누구를 생각하십니까'란 주제로 정치인 지표(指標) 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여야의 주요 정치인 13명의 이름을 불러준 다음 '이 중에서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가'라고 1명만 답하게 하는 방식으로 물었다. 13명 후보의 지지율과 '모름·무응답' 비율을 합하면 100%가 된다. 다음으로는 13명 후보 이름을 하나씩 불러주면서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좋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각각의 후보에 대해 '그렇다' '아니다'는 답이 0%에서 100%까지 나올 수 있다.
◇대선 후보 다자대결 지지도
13명 중 1명만 선택하게 하는 '다자 대결' 결과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위였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그 뒤를 쫓았다. 다른 10명의 후보는 5% 미만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반 총장은 27.4%로 문 전 대표(16.5%)와 안 의원(8.2%)을 10~20%포인트가량 앞섰다. 반 총장은 지난 3월 미디어리서치 조사의 21.8%에 비해 5.6%포인트 상승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의원은 각각 0.4%포인트, 1.9%포인트 상승했다. 다음은 박원순 서울시장(4.4%), 오세훈 전 서울시장(4.3%),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2.8%), 안희정 충남지사(2.5%),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2.5%) 등이 중위권에서 경쟁을 벌였다. 그 뒤는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1.7%), 김부겸 더민주 의원(1.6%), 김문수 전 경기지사(1.3%), 남경필 경기지사(0.9%), 원희룡 제주지사(0.4%) 등이었다. '모름·무응답'은 25.6%였다.
반 총장은 40대(25.0%), 50대(31.4%), 60대 이상(41.8%) 등에서 선두였고, 문 전 대표는 20대(19.0%), 30대(30.4%)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반 총장은 지역별로 호남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위에 올랐다. 특히 고향인 대전·충청 지역에서 40.2%로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호남권에선 문 전 대표(19.1%)와 안 의원(18.2%)의 선두 경쟁이 치열했다.
응답자의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층에서 반 총장(41.6%)이 문 전 대표(7.5%)와 안 의원(5.4%)을 큰 폭으로 앞섰고, 진보층에선 문 전 대표(29.0%)가 반 총장(15.3%)과 안 의원(8.8%)을 여유 있게 앞섰다. 중도층에서는 반 총장 21.2%, 문 전 대표 16.8%, 안 의원 13.6% 등이었다.
반 총장은 새누리당 지지층(51.6%), 문 전 대표는 더민주 지지층(48.7%), 안 의원은 국민의당 지지층(39.2%)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 후보가 대통령감인가?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좋을 사람인가'를 후보 1명씩 별개로 묻는 항목에서 반 총장을 포함해서 '그렇다'가 '아니다'보다 높은 후보가 한 명도 없었다. 현재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 중에서 대통령감으로 국민 다수에게 평가를 받는 인물이 아직은 없다는 의미다.
이 항목에서 반기문 총장의 경우 '그렇다' 37.9%, '아니다' 41.3%, '모름·무응답' 20.8% 등이었다. 연령별로 60세 이상에서만 긍정 평가가 52.1%로 과반수였다. 지역별로도 충청권(51.2%) 이외의 지역에선 긍정 평가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문재인 전 대표도 '그렇다'(31.5%)에 비해 '아니다'(49.3%)란 부정 평가가 더 높았다.
문 전 대표의 경우 그가 대통령감이란 긍정적 평가가 각 연령층과 지역에서 모두 절반에 못 미쳤다. 박원순 시장('그렇다' 24.1% '아니다' 51.8%), 안철수 의원('그렇다' 22.8% '아니다' 56.3%) 등은 대통령감과 관련한 평가에서 긍정 평가에 비해 부정 평가가 두 배 이상 높았다. 나머지 9명에 대해선 대통령감이란 긍정적 평가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17.7%),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17.4%), 안희정 충남지사(16.2%),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12.3%), 김부겸 더민주 의원(11.9%), 김문수 전 경기지사(10.2%),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10.0%), 남경필 경기지사(9.1%), 원희룡 제주지사(6.6%)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