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사정권에 두는 중거리 미사일 개발 프로젝트를 완전 중단하기로 했다고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가 지난 20일 보도했다.
중국시보는 대만 군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정부가 사정거리가 최대 2000㎞에 이르는 미사일 개발 사업인 '윈펑(雲峰)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키로 했다"고 했다. 대만 정부는 사거리 600㎞인 기존의 '슝펑(雄風)-2E' 미사일로도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윈펑 프로젝트는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집권 시절인 1996년 시작됐다. 당시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을 하면서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자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전역을 사정권에 둔 중거리 미사일 개발에 나선 것이다. 대만 정부는 이후 80억대만달러(약 3040억원)를 투입해 윈펑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했고,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출신으로 첫 집권에 성공한 천수이볜 정권 8년 동안에도 프로젝트는 계속됐다. 그러나 2008년 집권에 성공한 친중(親中) 성향의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정권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 악화 등의 이유로 이 계획을 보류했다. 대신 대만은 현재까지 346억대만달러(약 1조3148억원)를 투입해 슝펑-2E 미사일 245기를 생산해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집권한 민진당 출신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지난달 국방부에 "내년 1월까지 새로운 군사전략 초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고, 이번에 국방부가 윈펑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하는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국방부는 그러나 "보도는 순전한 추측일 뿐"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도 자국의 무기 개발계획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윈펑 미사일 개발 포기 보도에 대해 대만 정치권에서는 차이잉원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중국에 선의의 제스처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