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하루 평균 14만명… 청정 제주, 病든다

    입력 : 2016.09.21 03:00 | 수정 : 2016.09.21 07:38

    - 몰려드는 사람들
    제주 인구, 65만명 넘어서… 지난 5년간 매년 1만명씩 늘어

    - 쓰레기·하수처리 한계치 도달
    쓰레기, 야외 쌓아뒀다 육지 반출… 정화 안 된 물, 그대로 바다로
    2002년 중국인 무비자 허용 후 외국인 범죄 늘어… 올해만 397건

    "하수처리장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손님이 다 끊겼어요."

    지난 추석 연휴 동안 제주시 도두동에 위치한 펜션 주변은 관광객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썰렁했다. 마을 동쪽에 위치한 제주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만 코를 찔렀다. 이곳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강모(48)씨는 "작년부터 손님들이 냄새에 항의해 환불을 요구하는 일이 늘었고, 이젠 예약 자체가 없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의 모습. 지난 24년간 쓰레기 매립지로 사용된 이곳은 다음 달이면 총용량(213만㎥)을 넘어서 포화 상태에 이른다. 시는 매립장 증설 공사를 해 2018년 5월 31일까지 사용하기로 했다.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의 모습. 지난 24년간 쓰레기 매립지로 사용된 이곳은 다음 달이면 총용량(213만㎥)을 넘어서 포화 상태에 이른다. 시는 매립장 증설 공사를 해 2018년 5월 31일까지 사용하기로 했다. /한라일보
    제주 인구는 지난 5월 65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5년간 매년 1만여 명씩 느는 추세다. 여기에 1일 평균 14만명의 관광객과 외부 유입 근로자까지 합치면 제주에 머무는 체류 인구는 8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생활하수와 쓰레기양이 급증하고, 교통 체증이 일상화됐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청정 제주'의 이미지가 깨지고 있는 것이다.

    ◇정화 안 된 하수 바다로 방류

    제주시 동(洞) 지역 하수를 처리하는 제주하수처리장의 1일 평균 유입량은 11만9000㎥. 최대 처리 용량(13만㎥)의 91%에 이른다. 하수처리 공정에 부하가 걸리다 보니 수질이 나빠지고, 악취가 나고 있다. 정화되지 않은 물이 배수관을 통해 약 800여m 떨어진 바다로 그대로 흘러들어 가면서 해상 오염의 우려도 커진다. 제주하수처리장은 작년에 125일, 올해에는 197일이나 수질 기준을 초과한 오염수를 방류했다.

    쓰레기 처리도 한계치에 도달했다. 제주시의 하루 평균 쓰레기 발생량은 2013년 581t에서 올해 7월 현재 826t 등으로 늘었다. 제주시 쓰레기 소각·매립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은 하루 675t 수준이다. 나머지 151t은 소각하지도, 매립하지도 못해 창고나 야외에 보관하다 다른 지방으로 반출하고 있다. 반출 비용만 연간 30억~50억원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매립장 증설 공사를 하고, 제주에 기항하는 외국 크루즈 선박에서 나오는 음식물과 일반 쓰레기의 반입을 금지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폭등, 교통 체증 심각

    제주도 관광객, 인구, 자동차 증가 추이 그래프
    2016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을 보면 서귀포시가 19.63%, 제주시가 19.15%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2013년 2.01%, 2014년 2.98%와 비교하면 6~9배 이상 뛰었다. 땅값이 오르면서 정부 공모를 통해 추진한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사업도 무산됐다. 사업 타당성 조사를 벌인 결과 예상 사업비(750억원)가 당초 예상했던 사업비(480억원)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제주 지역 자동차 증가 속도도 폭발적이다. 2011년 5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제주도 자동차 등록 대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11.9%로 전국 평균(3.2%)의 4배에 가깝다. 올해 6월 현재 자동차 수는 45만3778대다. 인구 대비 차량 보유율(도민 1.43명당 1대)은 전국 최고다. 제주공항을 연결하는 도로의 경우 지난 6월 퇴근 시간대 통행 속도는 시속 13.6㎞로 서울 도심권(18.2㎞)보다 더 느렸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도시형 신교통수단 도입 등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 혁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정 이미지 살려야 경제성장"

    도둑, 거지, 대문이 없다는 3무(無)의 고장 제주에서 외국인 범죄마저 크게 늘고 있다. 올 8월 말 현재 외국인 범죄는 397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7건보다 54.5% 늘었고, 지난해 1년간 발생한 393건도 이미 넘어섰다. 2002년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에 한해 비자 없이 입국을 허용해 오면서 중국인 범죄가 특히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제주도에서 279건의 중국인 범죄가 일어나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8건보다 66.1%나 급증했다.

    제주 지역 경제 보고서를 내는 한국은행 관계자는 "제주 관광객의 재방문율과 기업의 이전 욕구가 낮아지면 제주 지역의 발전이 둔화될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대규모 개발이나 관광객 유치도 중요하지만 제주도의 청정 이미지를 살려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지역 정보]
    아름다운 섬, 제주도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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