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19일 저녁 또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2일의 규모 5.8 지진보다는 훨씬 약한 세기였다. 그러나 서울에서도 예민한 사람은 진동을 느낄 정도였다.
같은 지역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하는 것은 예사로 볼 문제가 아니다. 경주 일대에는 이미 울산단층, 양산단층 등의 활성단층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있다. 경주는 서기 779년 큰 지진으로 100여명이 사망했다는 역사 기록이 있다. 1024년과 1038년 지진으로 석가탑이 두 번 무너졌다고도 한다. 무엇보다 경주의 이번 연속 지진이 2011년의 동일본 대지진, 지난 4월의 일본 구마모토 지진 등의 후속 지진일 가능성이 있다.
지진에 대비해 내진 설계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구조물을 한꺼번에 지진에 견디는 구조로 바꿀 수는 없다. 정부가 우선 경주와 울산 등 지진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정밀 단층 조사에 나서야 한다. 정부가 2009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해 작성했다는 2012년 단층 조사 보고서는 허술하다는 평가를 받아 폐기됐다. 그 보고서 작성에 20억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그 정도 투자로는 지표 아래 숨어 있는 단층 구조를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서둘러 지진 취약 지역을 확인하는 정밀 단층 조사에 나서야 한다. 지진 발생 직전이나 직후 고속철 운행을 정지시키고 원전 가동을 긴급 중단시킬 수 있는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