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보안 '엉망'…입국심사 기록이 없는 여행객 26만여명

입력 2016.09.12 18:10

출·입국자들로 북적이는 인천국제공항./오종찬 기자

올해 초 인천공항에서 밀입국 보안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던 것은 엉망에 가까운 보안 체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에서는 공항 혼잡,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밀입국 사실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입국자 명단 확인을 허술하게 실시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올해 3∼5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항만공사, 해양수산부, 법무부, 제주특별자치도 등 37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민안전 위협요소 대응·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비롯해 총 113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12일 밝혔다.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는 ‘입항보고서 마감’을 통해 입국자를 확인한다. ‘입항보고서 마감’이란 항공기 탑승객 명단과 입국심사 기록 등을 비교해 일치하는 경우 입항보고서를 전산으로 확정하는 것이다. 밀입국 시도자를 조기에 확인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다.

감사원에 따르면 입항보고서 마감을 실제 입국 기록과 대조하는 절차도 없이 형식적으로 이를 처리하고,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은 승객이 있다는 항공사의 통보에만 의존했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승객 수에 비해 심사 인력이 부족하고, 환승이 많은 ‘허브공항’이라는 특성상 환승객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항공사에서 미탑승 환승객을 알려주거나 밀입국자가 검거되기 전까지는 인천공항은 밀입국 사실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 확인 결과 작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인천공항 입항 승객 명부에는 있으나 입국 심사 기록이 없는 여행객은 26만6128명에 달했다. 이 중 현재까지 밀입국자로 확인된 사람은 8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2명은 여전히 미검거 상태다.

특히 제주공항은 외국인들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제주도가 국내 다른 지역으로 밀입국할 수 있는 경로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3년 이후 제주공항에 입국한 무비자 외국인 22명이 무단 이탈을 시도하다가 검거됐다.

그런데도 제주공항은 이미 갖춰놓은 여권자동판독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채 공항 혼잡과 민원 발생 등을 이유로 육안으로만 여권 등의 신분증을 검사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그 밖에도 감사원은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된 ‘입국불허자’에 대한 사후 관리 미흡, 공항 보호구역 관리 허술 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인천공항에서는 하루 평균 107명의 입국불허자가 발생하는데 이들을 수용할 송환대기실이 없어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2014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인천공항에서 총 9명의 입국불허자가 밀입국을 시도해 이 중 4명이 밀입국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과 함께 국가의 주요 관문인 항만 보안에서도 문제점이 적발됐다. 부산항 등 16개 항만의 경우 퇴사한 직원에게 반납받지 않은 상시출입증이 3만여 개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퇴사한 직원이 기존 출입증으로 항만을 드나든 횟수가 약 140만건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와 관련해 법무부 장관에게 인천공항의 입항보고서 마감업무를 철저히 하고, 입국불허자에 대한 통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해수부 장관에게는 항만시설의 상시출입증 발급과 회수에 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제주공항은 감사원 요구에 따라 무비자 외국인에 대한 여권자동판독 시스템을 추가로 갖추고 외국인 검색대를 확장하는 등 관리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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